‘프란치제나 길’, 4개국이 지지하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록절차
Marco Guerra / 번역 이정숙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비아 프란치제나(Via Francigena, 이하 프란치제나 길)’ 등록 과정이 계속된다. 올가을 내로 (순례 여정이 펼쳐지는 나라들인) 영국,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의 4개국 문화유산부서들이 ‘프란치제나 길’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승인하는 것에 대한 유럽 주제 연구를 발표하고 나눌 예정이다.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록을 위한 관련 서류는 순례길에 포함된 7개 주(토스카나의 조정으로 에밀리아 로마냐, 롬바르디아, 피에몬테, 리구리아, 라치오, 발레 다오스타)의 동의 후 이탈리아 문화유산부에서 이미 승인된 바 있다.
유럽 중심에 놓인 길
영국 캔터베리에서 이탈리아 로마까지 서유럽 중심을 지나는 이 순례길은 중세시대엔 영국이나 프랑스에서 출발해 성 베드로 대성전을 향해 떠나거나, 이탈리아 남동부 풀리아의 항구들에서 배를 타고 예루살렘 성지(Terra Santa)를 향해 계속 순례를 이어가길 원하는 순례자들이 거쳐간 곳이다. 또 동방 상품을 북유럽 시장에 운송하기 위한 상업의 여로였다. 영적, 역사적, 문화적으로 엄청난 가치를 갖고 있는 이 순례길은 매년 수만 명이 적어도 한 부분의 노선을 지나는 순례자와 관광객들 덕분에 되살아났다.
순례길의 “재발견”
‘프란치제나 길’ 유럽연합 회장 루카 브루스키(Luca Bruschi)는 「바티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오늘날 프란치제나 길은 현대의 순례길로 재발견되고 재해석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유네스코 승인을 위해 필요한 절차에 대해 설명했다.
이하 루카 브루스키와의 일문일답:
“등록 절차가 진행됩니다. 지난 5월 이탈리아의 7개 주(州)로부터 이탈리아 구간의 등록에 대한 사전 분석연구 후에 유네스코와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의 제안에 따라 유럽 전체, 곧 캔터베리에서 로마까지의 여정을 고려하는 유럽 규모로 확대된 등록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어디쯤에 있을까요? 지난 1월부터 작업 그룹은 4개국과 2000킬로미터에 대한 유럽 주제 연구에 대한 역사과학적 분석을 수행했습니다. 이 주제 연구는 지금 이탈리아 지역들, 특별히 이 후보 프로젝트의 선두인 토스카나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또 이 주제 연구는 가을에 영국,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 등 4개국 정부가, 우리가 진행하고 있는 과정 및 절차를 비롯해 향후 행보를 승인받기 위해 함께 발표하고 나눌 것입니다.”
‘프란치제나 길’이 어떤 길인지 궁금합니다. 유럽 중심을 잇는 이 길의 역사적 중요성을 생각해보고 싶은데요.
“’프란치제나 길’은 예루살렘을 향해 북유럽을 로마로 잇는 1천년 간의 순례이자 상업의 길입니다. 지난 990년 캔터베리대주교를 지낸 시제리코(Sigerico) 대주교가 교황에게 팔리움을 받기 위해 떠난 곳, 그리고 로마에서 캔터베리로 돌아오는 여행 여정을 일기에 기록한 길입니다. 영국 국립도서관에 보관돼 있는 이 일기에 남아 있는 여정은 79개입니다. 기본적으로 오늘날 4개국과 ‘소’유럽에 속하는, 그러니까 잘 알려지지 않은 약 650개의 소도시와 마을들을 통해 현대 순례길로 재발견되고 재해석되었습니다.”
이 길을 따라가며 무엇을 만나게 됩니까?
“오늘날 이탈리아 구간에서만 유서 깊은 중심지, 다리, 고대 로마 가옥이나 교회 또는 대성당들과 같은 약 350개의 문화유산이 확인돼 있습니다. 모두 이 등록절차 안에 포함돼 있습니다. 또 우리가 충분히 상상할 수 있는 것처럼 아주 많은 종교유산이 있습니다. 이 여정 전체가 실제적으로 중세시대에 신심행위로 행했던 순례길에 아주 많은 교구, 교회, 역사적 명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누가 이 ‘프란치제나 길’을 걷습니까?
“지난해 약 4만5000 명의 순례자들이 6일이나 7일 동안 걸었습니다. 캔터베리에서 시작해 3개월 동안 로마에 도착하는 모든 여정을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한 해 동안 한주간이나 긴 휴일 동안 걷는 사람도 있습니다. 토스카나는 어떤 곳보다도 구조적이고 안전망이 구축돼 있으며 개발된 구간입니다. 이 숫자는 모든 순례자들, 실제로 도보 여행을 통해 로마에 도착하는 사람들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문화유산과 지역에 대해 교육받은 사람들이거나 그것에 대해 관심있는 사람들입니다. 일반적으로 연구나 정신적인 목적으로 여행하는 사람들이죠. 또 10-15 퍼센트 정도는 종교적 이유에서 이 길을 걷는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지금은 약 절반 정도가 이탈리아 순례자들입니다. 다른 절반은 유럽이나 북유럽, 혹은 대한민국, 호주, 미국, 브라질, 또 다른 대륙에서 옵니다.”
유럽 안에서 자신의 뿌리, 공통의 정체성을 찾는 것에서 ‘프란치제나 길’이 어떤 중요성을 차지합니까? 우리는 등록절차가 국가를 넘어선다는 특징이 있다는 점을 기억합니다. 유럽 국가들이 자신의 문화유산 안에서 (그것을) 인정하는 것입니까?
“기본적으로는 정치색이 없는 프로젝트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일치하기 위해, 다리를 놓기 위해 탄생한 프로젝트입니다. 따라서 ‘프란치제나 길’은 단순히 북 유럽과 지중해 유럽, 앵글로색슨 유럽(영국 유럽)과 라틴 유럽 간 대화의 다리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또 말씀하신 것처럼, 근본적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데 힘들어하는 유럽에 있어서는 더욱더 큰 문화의 다리입니다. 유럽의 자연과 역사가 진정으로 인정되는 엄청난 문화적 정체성을 지닌 프로젝트입니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용시에는 출처를 밝혀주시고, 임의 편집/변형하지 마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