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 가톨릭 대학생들, 성 뉴먼 추기경의 발자취를 따라 고립을 극복하다
Antonella Palermo / 번역 박수현
플래그스태프는 미국 남서부에 위치한 애리조나 주(州)의 한 도시입니다. 콜로라도 고원의 가장자리에 위치해 있으며, 약 15만 명의 주민이 거주하는 이 도시는 유명한 66번 국도에 있습니다. 특히 인근의 그랜드캐년 공원에 매료된 수천 명의 관광객의 이동을 용이하게 해줍니다. 비수기가 되면 최소 수십 개의 대규모 만남의 장소와 상점들이 문을 닫습니다. 역 근처의 교차로에는 소수의 아미쉬(Amish*)가 있을 뿐입니다. 어느 주일 우리는 미사 참례하기에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성당’을 찾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진기한 모습을 맞이했습니다. 구글 지도는 우리를 노던애리조나 대학으로 안내했습니다. 우리는 잠시 머뭇거렸지만 곧 텅 빈 대학교 안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우리가 제대로 가고 있는 건가?” 유럽에서 가장 큰 대학인 라 사피엔자 대학의 성당에 갔을 당시의 막연한 기억이 잠시 떠올랐습니다. 선남선녀들이 우리를 기쁘게 환영해주었습니다. 성찬례 중에 연주되는 성가와 악기들은 조화를 이루었습니다. 작은 규모의 공간이지만, 가족들과 노인들도 참석했습니다. 참석자들은 각자 전례 준비와 거행 및 환대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애리조나 주에 널리 퍼져 있는 뉴에이지의 영향에서는 멀리 떨어져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노던애리조나 대학 내에 위치한 뉴먼 센터(Newman center)에 도착했습니다.
* 원주: 현대 기술 문명을 거부하고 소박한 농경생활을 하는 미국의 한 종교 집단
훌륭한 커뮤니티
스포츠과학과 학생인 가브리엘 매튜스(Gabriel Matthews)는 자신이 이 클럽에 참여하게 된 계기를 말했습니다. 왜 뉴먼 센터가 “각자의 집에서 멀리 떨어진 집”인지, 또 친구를 만나기에 좋은 장소인지 설명했습니다. 그런 다음 “대학에서 진리를 연구”하고 있는, 소위 “뉴먼 나이트(Newman Nights)”라는 모임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모임은 매주 1회 열렸는데, 100여 명의 젊은이들이 참여합니다.
비즈니스 마케팅 및 스페인어를 공부하는 재지 잘레스키(Jazzy Zaleski)는 이 모임을 통해 실제로 그녀의 신앙을 굳건하게 해준 풍요로운 인간관계의 발전에 대해 매우 만족하고 있었습니다. 견고하고 건강하며 즐거운 소셜 네트워크가 필요하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마리아 야네즈(Maria Yanez)는 “모든 사람이 굳건한 공동체 의식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주기를 간절히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대학 생활에서의 뉴먼 추기경의 유산
대학 문화 분야에서 성 헨리 뉴먼 추기경의 연구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성 뉴먼 추기경은 아일랜드 가톨릭대학(현 더블린대학)의 총장을 역임하기도 했습니다. 20세기 초 펜실베니아대학에서 최초의 뉴먼 클럽이 탄생해 협회가 만들어졌습니다. 이 클럽은 훗날 뉴먼 클럽 연맹으로 탈바꿈했습니다. 현재 미국에는 1486개의 뉴먼 센터가 있습니다. 최근 성인품에 오른 성 뉴먼 추기경의 모습에서 영감받은 이 촘촘한 네트워크는 아마 추기경의 고국보다 미국에서 더 큰 명성을 안겨주는 것 같습니다. 비특정 가톨릭적 맥락에서 존재할 수 있는 분산, 이탈, 고립의 위험이 높은 환경에서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는 네트워크 말입니다. 교목 담당 매트 로리(Matt Lowry) 신부님은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학생들은 종종 외로워하고 고립감을 느낍니다. 이곳은 젊은이들이 안심하고 개방적, 역동적, 창의적, 대화의 방식으로 성장하는 법을 배울 수 있는 곳입니다.”
하느님을 찾는 젊은이들과 함께하는 시노드의 열매들
매트 로리 신부님은 젊은이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방식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또 시노드의 경험이 교회에 큰 응원이 됐다고 떠올렸습니다. 이는 또한 뉴먼 센터가 실천하고 있는 것과 같은 방식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질문을 좋아하고 진실을 추구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성 뉴먼 추기경은 우리 사이를 잇는 중재자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이곳 캠퍼스에서, 그리고 모든 캠퍼스 안에서 함께하기를 바랍니다. 이로써 학생들로 하여금 예수님께서 늘 그들과 함께 걷고 계시다는 사실을 알도록 말이죠.” 또 로리 신부님은 가톨릭 신자가 아닌 한 학생이 센터에서 열린 파티에 참석한 후 미사에 참례하고 싶어했다는 짧은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그 학생은 이후 하느님의 말씀의 심화과정에 참여했고, 견진성사를 받았으며, 가톨릭 신앙 공동체의 일원이 됐습니다.
‘포커스 선교사’의 의미
포커스(FOCUS)*는 가톨릭 학생들을 위한 동아리입니다. 포커스 선교사들은 학생들이 캠퍼스에서 그리스도에게 더 매력을 느끼도록 도와줍니다. 포커스 선교사 가운데 하나인 애슐리 킬저(Ashley Kilzer)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람들이 깊이 성장하도록, 그리고 그들 자신과 영적인 삶, 특히 하느님과의 관계에서 어떻게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하는지 설명해줍니다. 대부분 그들은 이미 형성했던 관계들에 투자합니다. 또 그들이 선택을 할 때에도 학생들을 도와주기도 합니다.” 요컨대 우리는 진실되고 완전한 기쁨으로 이어지는 진정한 관계를 맺을 때 기뻐합니다.
* 원주: Fellowship Of Catholic University Students. 세상을 바꾸고 목적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대학 동아리
샌디에이고 출신 포커스 선교사 페이스 스텐리(Faith Stenle)는 가족 같은 분위기와 성경공부, 활기찬 행사들이 학생들로 하여금 하느님을 발견하거나 재발견할 수 있는 방식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삶의 문화’를 육성하다
피닉스 출신 학생인 미카 미한(Micah Meehan)은 다양한 활동을 통해 센터에 협력하고 있습니다. “가끔 각 과목에 필요한 공부와 각 과정에 필요한 모든 작업을 수행하기가 어려울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예수님께 그 시간을 봉헌합니다.” 그는 뉴먼 센터를 플래그스태프 가톨릭의 진정한 ‘허브’라고 말하면서, 이곳을 통해 죽음의 문화만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사고방식의 변화를 일깨울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이곳에서 우리의 사명은 그리스도께서 복음을 통해 말씀하신 ‘생명의 문화’를 가꾸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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