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푸아뉴기니, 부족 간 유혈충돌로 수십 명 사망
Lisa Zengarini
남태평양의 섬나라 파푸아뉴기니에서 부족 간 유혈충돌이 급증하면서 최소 26명의 전투원과 확인되지 않은 숫자의 마을 주민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폭력사태는 파푸아뉴기니의 외딴 고원지대 엥가 주에서 지난 2월 18일 발생했다. 이웃 부족을 공격하려던 한 부족과 그 동맹자들이 매복 공격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다수의 마을 주민들도 목숨을 잃었다.
파푸아뉴기니의 끊임없는 부족 분쟁과 사회적 긴장
파푸아뉴기니는 언어와 문화가 다른 수백 개의 부족이 모여 사는 인구 1000만 명의 다민족 국가로, 대부분 자급자족 농사를 짓고 있으며 한동안 인종 간 폭력이 만연해 왔다.
파푸아뉴기니연합당(PANGU) 제임스 마라페 현 총리가 당선된 2022년 선거 이후 긴장이 고조됐고, 지난 한 해 동안 부족 간 분쟁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사망했다.
이번 사건은 마라페 총리가 지난 1월 10일 상점과 차량이 약탈되거나 방화되는 등 최소 22명이 사망한 폭력적인 폭동 이후 파푸아뉴기니 수도 포트모르즈비에 비상사태를 선포한 지 불과 한 달여 만에 발생했다.
1월 10일 “검은 수요일” 폭동
“검은 수요일 폭동”으로 불리는 당시 사건은 경찰과 다른 공무원들이 임금이 반토막 난 사실을 알고 시위를 벌이면서 촉발됐다. 마라페 총리는 임금 삭감이 행정상의 착오로 발생한 것이라며 2월에 시정하겠다고 약속했다.
파푸아뉴기니 주교단은 폭력사태를 개탄하고 기도 모임과 청소년 사목에 참여한 몇몇 가톨릭 신자들이 파괴행위에 가담했다는 사실에 부끄러움을 표했다.
폭력을 개탄하는 주교단
파푸아뉴기니와 솔로몬 제도 주교회의 의장 겸 포트모르즈비대교구장 존 리바트 추기경은 성명을 내고 1월 10일 사건이 정부와 지역 교회 모두에게 경고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존 리바트 추기경은 “고용과 사회보장에 관한 현실적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파푸아뉴기니 주교회의 사무총장 조르지오 리치니 신부(이탈리아 선교사)는 최근 아시아뉴스 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시민, 교회, 정부가 이번 폭력사태에 동등한 책임이 있다고 설명하면서, 일부 신흥 복음주의 및 오순절 공동체가 “파푸아뉴기니를 종교 근본주의의 심연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세아니아 최빈국 중 하나
파푸아뉴기니는 오세아니아의 최빈국 가운데 하나로, 인구의 약 3분의 1이 빈곤선 아래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사회 불평등이 심화되고 높은 범죄율을 보이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실업률이 높아지는 경제 침체 속에서 마라페 총리는 많은 단체로부터 압박을 받고 공분을 사고 있다.
이웃국가 호주와 중국이 남태평양의 전략적 요충지인 파푸아뉴기니와 긴밀한 안보 관계를 모색하며 이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을 펼치는 가운데 국내 안보가 파푸아뉴기니 정부에게 점점 더 큰 도전이 되고 있다.
번역 고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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