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략으로 희생된 전 세계 아동을 위한 날
Deborah Castellano Lubov
6월 4일은 ‘세계 침략 희생 아동의 날’이다. 이날은 유엔이 지난 1982년 신체적, 정신적, 정서적 학대의 피해자인 전 세계 어린이들의 고통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제정했다.
10억 명의 어린이, 폭력의 피해자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에 따르면 전 세계 어린이 2명 중 1명, 곧 10억 명에 달하는 어린이가 온갖 유형의 폭력에 시달리고 있다.
유엔 사무총장의 2023년 ‘아동과 무력분쟁 보고서’ 요약본에 따르면, 2022년에만 8630명 이상의 어린이가 사망하거나 불구가 됐다. 이는 2021년 대비 5퍼센트 증가한 수치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쟁 잔재폭발물, 사제폭발물, 지뢰 등 폭발물 관련 원인이 어린이 사망자와 불구자의 25퍼센트 이상을 차지한다.
같은 해 7622명의 어린이가 징집되거나 동원됐으며, 이 가운데 85퍼센트가 남자아이였다. 보고서는 연령, 성별, 장애, 민족, 종교, 지정학적 위치, 경제적 지위 등이 징집이나 착취의 기준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납치, 성폭력, 공격
보고서는 3985명의 어린이가 납치됐다면서 이러한 현상이 콩고민주공화국, 소말리아, 부르키나파소, 미얀마, 모잠비크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또 1166명의 어린이가 성폭력 피해자라며 이 가운데 99퍼센트가 여자아이였다고 밝혔다. 이 같은 통계는 여자아이들이 성폭력이나 강제결혼 등 불균형적으로 피해를 입는다는 사실을 보여주지만, 남자아이들도 성폭력의 피해자이거나 가족 구성원에 대한 성폭력를 강제로 목격하면서 2차 트라우마를 겪는 경우가 많다.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적 접근 거부는 3931건 발생했으며,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예멘, 아프가니스탄, 말리, 부르키나파소에서 가장 많이 일어났다.
학교와 병원에 대한 공격 건수는 모든 중대한 위반사항 중 가장 급격한 증가세(110퍼센트 이상)를 보였다. 보고서는 1846건을 확인했다.
전쟁에서 학대받는 미성년자를 돕는 데 앞장서는 ‘밤비노 예수’ 소아병원
이날 교황청립 ‘밤비노 예수’ 소아병원은 학대받는 미성년자들의 고통을 기억하고, 특히 전쟁으로 폭력 피해자가 된 수많은 어린이와 젊은이들을 오랫동안 돌봐온 병원의 오랜 역사를 높이 평가하는 성명을 냈다.
‘밤비노 예수’ 소아병원은 미성년자에 대한 폭력이 신체적, 정신적 학대부터 ‘돌봄의 병리’, 곧 방임에서 ‘과잉돌봄’으로 이어지는 폭력 유형에 이르기까지 구체적인 형태로 발생한다고 개탄했다.
예컨대 아이들에게 불필요한 약물을 복용시키는 것은 ‘과잉돌봄’ 범주에 포함된다. 또 부모나 형제자매 등 주변 인물들을 대상으로 자행된 폭력을 아이들이 목격하는 것과 성 학대도 과잉돌봄에 포함된다.
성명은 ‘밤비노 예수’ 소아병원이 학대받는 아동 및 청소년과 함께 40년 이상의 경험을 바탕으로 매년 100건 이상의 신규 미성년자 학대 사례를 관리하고 있으며 많은 아동이 전쟁 트라우마를 겪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난 15년 동안 3000건 이상의 사례가 접수됐다”며 “특정 심사절차에 따라 미성년자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체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가정폭력
이탈리아 유니세프도 이날을 맞아 미성년자에 대한 가정폭력 문제를 조명하기 위해 이탈리아 단편영화 ‘하우스 오브 테러’를 공개했다. 영화는 프란체스코 칼라브레스가 감독하고 씽크 카틀레야와 사치 앤 사치가 제작했다.
영화는 감독 겸 시나리오 작가 다리오 아르젠토가 참여해 가정폭력 피해자들의 시련을 조명했다.
유엔은 앞으로 나아갈 방향과 관련해 “아동에 대한 중대한 침해를 종식하고 예방하는 것이 아동과 무력분쟁에 대한 의무의 핵심”이라며 “아이들을 무력분쟁에 휘말리게 하는 요인들을 완전히 근절하는 것”이 적대행위로부터 어린이를 보호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번역 김태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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