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시의 용서”, 코로나19 대유행에도 은총을 향해 “열린 문”
Benedetta Capelli / 번역 김호열 신부
“(아시시의) 용서”는 계속해서 “천국을 만들어 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4년전 아시시를 방문했을 때 아시시의 작은 수도자 성 프란치스코가 모든 이를 위해 주님께 청한 은총을 떠올리며 이 같이 말했다. 교황은 또한 오늘날의 세상을 위해서도 여전히 자비가 필요하다면서, (모든 그리스도인이) “용서의 표징”과 자비의 도구가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7월 29일 수요일 저녁부터 아시시에서 “아시시의 용서”를 준비하는 3일 기도가 토르토나교구장 비토리오 비올라(Vittorio Viola) 주교의 주례로 거행되는 전례와 함께 시작한다.
행사 일정
오는 8월 1일 토요일은 “아시시의 용서” 축제가 시작되는 날이다. 오전 11시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총봉사자(총장) 마이클 페리(Michael Perry) 신부가 미사를 주례한다. 미사는 “아시시의 용서 개막” 행렬로 마무리된다. 행렬이 마무리된 시점부터 8월 2일 주일 자정까지 프란치스코회가 사목하고 있는 모든 성당과 프란치스코회의 모든 성당에서 전대사를 받을 수 있다. 8월 2일 오전 11시30분에 주일 미사가 거행되며, 오후 8시30분에는 젊은이들을 위한 밤 기도회가 열린다. 밤 기도회는 프란치스코회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생중계된다.
용서란 무엇인가?
포르치운쿨라를 방문해 자기 자신이나 선종한 이들을 위한 전대사를 받기 위해서는 고해성사와 미사 참례, 사도신경과 주님의 기도를 바치면서 신앙고백을 하고, 교황의 지향에 따른 기도 및 교황을 위한 기도를 바쳐야 한다.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는 포르치운쿨라에서 호노리오 3세 교황에게서 대사(Indulgenza)를 청할 거룩한 영감을 받았다. 성 프란치스코는 1216년 8월 2일 움브리아 지역 주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많은 군중 앞에서 매년 있을 ‘대사면(Grande Perdono)’을 공포했다.
용서, 마르지 않는 샘물
오늘날에도 포르치운쿨라는 화해의 성사(고해성사)를 통해 하느님의 은총을 얻고자 하는 이들을 위해 “항상 열려 있는 문”이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정당한 통제조치에도 불구하고 포르치운쿨라는 맑은 물이 끊임없이 솟아나는 샘이다. 「바티칸 뉴스」는 포르치운쿨라의 성지담당 시모네 체코바오(Simone Ceccobao) 신부와 일문일답을 나눴다.
이하 시모네 체코바오 신부와의 일문일답:
“‘아시시의 용서’는 항상 ‘아시시의 용서’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올해 ‘아시시의 용서’ 축제는 내용상으로는 코로나19 대유행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지만, 행사 진행에 있어서는 부득이하게 약간의 조정이 필요했다는 점에서 그러합니다. 대성당은 사회적 거리 두기와 시설 방역에 관한 모든 규정을 정확하게 준수해야 합니다. 다른 해와는 달리 올해는 적은 수의 신자들만 참석할 것입니다. 중요한 사항 가운데 하나는 고해성사 장소가 대성당에서 포르치운쿨라 수도원으로 바뀌었다는 점입니다. 아시다시피 대성당 안의 고해소는 아직 사용할 수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대성당에서는 고해자들의 거리 두기를 통제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8월 1일과 2일에는 전대사 받기를 원하는 적은 수의 순례자들을 위해, 일상적으로는 봉쇄구역인 수도원을 개방하고자 합니다. ‘아시시의 용서’는 항상 ‘아시시의 용서’입니다. 올해는 축제가 이렇게 진행되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코로나19 비상사태가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게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비상사태는) 우리 모두가 더 약하고, 더 왜소하고, 더 무력하다는 것을 느끼게 했습니다. 동시에 이번 비상사태는 우리 삶을 새롭게 하는 용서의 시급성을 매우 강력한 방식으로 각인시켰습니다.”
“아시시의 용서” 축제의 가장 중요한 순간 중 하나인 ‘프란치스칸 행진(Marcia Francescana)’도 취소됐는데요. (...)
“포르치운쿨라 경당 문을 여는 것과 함께 가장 감동적인 순간 중 하나인 ‘프란치스칸 행진’은 (이번에) 취소됐습니다. 젊은이들을 위해 오는 8월 1일 토요일 교리 교육 시간이 있을 것입니다. 소규모의 젊은이들이 이탈리아 각 지역을 대표하여 포르치운쿨라에서 함께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상징적으로 수만명의 젊은이들이 이곳에 함께할 것입니다.”
포르치운쿨라 경당 문을 여는 것은 축제의 중요한 순간입니다. 그 밖에 축제의 다른 중요한 순간은 무엇이 있나요?
“포르치운쿨라 ‘용서’ 축제는 중요한 순간입니다. 저희에게는 전례 주년의 중심 사건입니다. 사실상 저희에게 있어서는 매일의 사건입니다. 왜냐하면 용서는 매일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완전한 봉쇄조치에도 불구하고 이곳 대성당은 항상 열려 있었습니다. 이 ‘용서’를 명백하고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표징으로써 말이죠. 항상 이용할 수 있었고, 항상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 ‘아시시의 용서’를 준비하는 이번 3일 기도는 비토리오 비올라 주교님이 주례를 맡으셨습니다. 그분은 우리 관구 소속 형제로 지난 2015년 주교품을 받으셨습니다. (용서의) 자비를 받기 위해 저희 마음을 준비시켜 주시려고 이곳에 오실 것입니다. 3일 기도는 축제의 중심날인 8월 1일로 이끕니다. 8월 1일 토요일 오전 11시에는, 매년 해오던 것처럼,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총봉사자 마이클 페리 신부님이 주례하시는 축제 개막 미사가 거행됩니다. 저녁 7시 미사 전례는 아시시교구장 도메니코 소렌티노(Domenico Sorrentino) 대주교님이 주례하십니다. 이어 ‘포르치운쿨라 천사들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 제1저녁기도가 있습니다. 저녁 9시30분에는 ‘아시시의 용서’ 전야 기도회가 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 전야제는 외부에서의 횃불 행렬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소규모로 치러질 것입니다. 하지만 이 예식의 엄숙함과 소중함은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 다음 8월 2일 주일에는 매 2시간마다 미사가 봉헌되고, 대축일 제2저녁기도로 둘째 날을 마무리합니다. 이번 축제의 제2저녁기도는 신임 관구 봉사자(관구장)로 선출된 프란치스코 필로니(Francesco Piloni) 신부님이 주례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8월1일 오후 5시에는 저희 아시시 형제들의 소셜네트워크 채널을 통해, 젊은이들을 위한 고해성사 체험을 준비하는 참회 교리가 중계됩니다. 저녁 8시30분 포르치운쿨라 경당 안에서는 밤 기도회가 있을 것입니다. 젊은이들을 위한 용서의 선포도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 용서는 젊은이들에게 무엇을 상징할 수 있을까요?
“젊은이들이야 말로 이번 코로나19 대유행의 시기에 그 누구보다도 더 무방비한 상태에 놓여있고, 필요한 수단이 준비되지 않은 사람들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영적으로 말입니다. 아마도 젊은이들이 가장 당혹함을 느끼고, 심지어 가장 외로움을 경험한 이들일지도 모릅니다. 용서의 선포는 강력한 선포입니다. 용서의 선포는 그들이 두려워할 때 하느님께서 그들 가까이에 계시며, 그들이 불안에 떨 때 하느님께서 그들 가까이 계시고, 그들이 넘어질 때 하느님께서 그들의 짐을 져 주신다는 것을, 곧 하느님께서는 상처받고 비참한 이들에게 친근한 마음으로 가까이 계시는 자비로우신 아버지라는 것을 기억하게 합니다. 저는 포르치운쿨라 경당 입구의 바닥에 새겨진 문장 ‘여기는 거룩한 장소다(hic locus sanctus est)’를 언급하길 좋아합니다. 우리는 포르치운쿨라에 들어갈 때마다 역설적으로 이 문장을 밟고 지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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