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된 루르드, “희망의 표징”... 온라인 e-순례 통해 마리아께
Federico Piana / 번역 김호열 신부
이날 루르드 성모 성지는 전 세계를 위한 유례없는 행사를 치렀다. 동정 마리아의 마지막 발현인 18번째 발현을 기념하는 이날, 역사상 처음으로 전 세계 모든 대륙에서 수백만의 신자들이 TV와 라디오 및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함께했다. 이 행사는 예언적으로 ‘하나된 루르드(Lourdes United)’라고 불렸다. 행사는 오전 7시부터 저녁 10시까지 15시간 동안 생중계됐으며, 성지 소속 사제들과 자원봉사자들의 지도에 따라 10개 국어로 번갈아 가며 미사와 묵주기도 행렬, 묵주기도를 비롯한 여러 기도가 바쳐졌다. 아울러 오후 4-6시 성모 발현 동굴에서 유명 인사들과 수도자들, 평신도들이 자신들의 삶에서 루르드가 차지한 중요성을 나누는 특별한 시간도 마련됐다. 또한 형제애와 연대에 관한 음악과 증언도 어우러졌다.
희망의 표징
루르드 성모 성지는 매년 300만 명이 넘는 순례자들이 찾는 곳이자 10만 명이 넘는 자원봉사자들이 봉사하는 곳이다.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보건상의 이유로 2개월 동안 모든 순례가 금지되고 성지가 폐쇄됐지만, 지금은 부분적으로 봉쇄조치가 풀렸다. 하지만 엄격한 검역조치에 따라 소수의 신자들에게만 순례가 허용되고 있다. 따라서 루르드 성모 성지 담당 올리비에 리바도 뒤마(Olivier Ribadeau Dumas) 몬시뇰이 말한 것처럼, 신심의 장소인 루르드 성모 성지는 “희망의 표징”이 되기 위해 디지털 형태로 재창조됐다.
기도 안에서의 친교, 굳건한 사회적 유대
희망은 확신과 연결돼 있다. 리바도 뒤마 몬시뇰은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고통과 어려움은 마지막 말이 아닙니다. 하느님의 마지막 말씀도 아닐 것입니다. 오늘, 소셜네트워크 덕분에 이 행사에 함께한 신자들은 희망의 행위, 곧 마리아께 의탁하는 기도 안에서 하나가 됐습니다.” 아울러 ‘하나된 루르드’는 친교의 위대한 상징이 됐다. 리바도 뒤마 몬시뇰은 “우리는 함께 기도함으로써 모든 국경과 건강에 필요한 모든 것을 넘어 하나가 될 수 있다”면서 “이 모든 것은 또한 지나치게 개인주의적인 우리 사회에 필요한 사회적 유대를 형성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믿지 않는 이들을 위한 구원의 도구
“그러기 위해 루르드 성모 성지는 가장 적합한 장소입니다.” 리바도 뒤마 몬시뇰은 이 같이 말하며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왜냐하면 이곳에서 성모님과 성녀 베르나데트의 만남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루르드는 유일무이한 장소입니다. 오늘 7월 16일은 성모님의 마지막 발현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당시 성녀 베르나테트는 발현 동굴이 아니라 (동굴 앞을 흐르는) 가브 강 건너편에 있었습니다. 성녀는 (성모님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었습니다. 함께 기도하기 위해 오늘 이 행사에 참여하는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서로 멀리 떨어져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어 루르드는 “비신자들이 자신들의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폐쇄 기간 중에도 한 번도 그치지 않았던 기도
또한 특별한 사실 한 가지를 주목해야 한다. 코로나19 대유행 동안 루르드 성모 성지가 신자와 순례자들에게 폐쇄됐을 때도 기도는 한 번도 그친 적이 없었다. 이에 대해 리바도 뒤마 몬시뇰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지난 3월 17일 화요일 성지가 폐쇄됐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꾸준히 기도했습니다. 발현 동굴에는 한 분의 신부님만 계셨지만, 매우 아름다웠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소셜네트워크와 TV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우리와 함께 기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성지는 텅 비어 있었지만, 우리는 한 번도 혼자라고 느끼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성지가 (신자와 순례자들에게) 폐쇄돼 있던 기간 동안 전 세계로부터 13만 건이 넘는 기도 지향을 받았습니다.” 과거와 마찬가지로 오늘도 전 세계는 루르드 성모 성지를 중심으로 모여 있다. 비록 순례가 디지털 방식으로 이뤄졌음에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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