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들레헴 방문한 주피 추기경 “아이들이 겪는 고통은 용납할 수 없는 일”
Vatican News
베들레헴의 카리타스 소아병원이 올해로 개원 71주년을 맞이했다.
가자지구 전쟁이 계속되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 더해 41만 명이 넘는 18세 미만 아이들이 여러 방면에서 악조건에 처해 있다.
이탈리아 주교회의(CEI) 의장 겸 볼로냐대교구장 마테오 마리아 주피 추기경은 이스라엘 성지 방문 기간 동안 베들레헴의 소아병원을 찾았다. 160명의 교구 순례자와 동행한 주피 추기경은 6월 15일 병원의 홍보 담당자 쉬린 카미스 씨의 환영을 받았다.
전쟁이 초래한 어려움
카미스 씨는 주피 추기경에게 “전쟁 때문에 가족들이 치료를 위해 아이들을 이 병원으로 데려오기가 더욱 힘들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전쟁 후 초기 3개월 동안 7000명의 어린이가 이스라엘의 수많은 검문소 때문에 필요한 치료를 적시에 받지 못했다”며 “전쟁은 또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 위기를 악화시켰다”고 말했다. “관광과 성지순례에서 수입을 얻었던 많은 가족이 의료 서비스를 받을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난관에도 불구하고 카리타스 소아병원은 사명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카미스 씨는 주피 추기경에게 “3월 중순경 가자지구에서 온 아이들 68명을 맞이했다”며 “이들은 우리 병원이 제공하는 의료 서비스를 받으며 SOS 어린이 마을의 돌봄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위로의 손길
주피 추기경은 환아와 부모를 방문해 위로의 말을 건넸다. 또한 전담 의료진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주피 추기경은 “여기는 아이들의 엄청난 고통에 연민과 돌봄으로 대응하는 곳”이라며 “하지만 모든 아이들이 그렇게 운이 좋은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는 가장 취약한 아이들이 마땅히 받아야 할 모든 것을 보장받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이해하는 데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아이들이 겪는 고통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며, 우리는 어른들이 이를 이해할 수 있도록 애써야 합니다.”
모든 아이들을 기억하세요
주피 추기경은 지난해 10월 이스라엘 어린이들이 끔찍하게 목숨을 잃고 지난 8개월 동안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어린이들이 끊임없이 다치고 죽는 상황을 예로 들면서 분쟁으로 고통받는 모든 아이들을 기억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주피 추기경은 “마취 없이 절단 수술을 받는 등” 가자지구에서 일어난 끔찍한 경험을 몇몇 환자들에게서 직접 전해들었다고 말했다.
주피 추기경은 “우리는 이 아이들에게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주기 위해 헌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이들의 눈을 들여다보면 우리의 책임이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증오, 끊임없는 폭력의 논리, 자신의 고통에만 몰두하느라 다른 이들의 고통을 알아채지 못하는 것, 이 모든 것이 더 많은 폭력을 불러일으킵니다. 특히 아이들의 무고한 생명을 더 많이 앗아갑니다.”
끝으로 주피 추기경은 이번 방문의 본질을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이러한 고통을 제대로 알아듣고 하나된 사랑으로 맞서며, 가까이에서 도움을 주고, 전쟁을 끝내고, 시급히 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용기를 달라고 간절히 기도하는 것입니다.”
번역 고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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