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장, 한국인들에게 “다음 세대까지 증오 물려주지 않겠다는 마음” 촉구
LiCAS News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베드로 대주교는 경색된 남북 관계를 언급하며 “어두운 상황이라 할지라도 새로운 관계를 만들겠다는 다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대주교는 6·25 전쟁일을 맞아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거행된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미사를 통해 이 같이 당부했다.
정 대주교는 과거의 어려움과 현재의 어려움을 연결하며 “우리 민족은 그동안 가난을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간직했기에 경제 발전을 이뤘고, 독재를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었기에 민주화를 이룰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제 우리는 분단을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새롭게 간직해야 합니다. 그 희망은 분명히 한반도에 참된 평화를 이뤄줄 것입니다.”
정 대주교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보복의 논리를 질타하면서 평화는 상호 적대가 아닌 대화를 통해서만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대주교는 “상대방이 변하게 해달라는 기도가 아닌, 하느님의 넓은 자비와 인내를 본받아 우리가 먼저 평화의 방식을 따르도록 결심하고 기도해야 하겠다”고 당부했다.
정 대주교는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을 맞아 한반도의 모든 이에게 갈등 대신 화해의 길을 선택하자고 촉구했다.
“한반도에 살아가는 모든 이가 서로를 향한 미움과 증오의 길이 아니라, 용서와 화해의 길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합시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지난 1965년, 6·25 전쟁일을 ‘침묵의 교회를 위한 기도의 날’로 제정하고 이후 1992년 명칭을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로 변경해 지내고 있다.
서울대교구는 1995년 광복 50주년을 맞아 민족화해위원회를 발족, 매주 화요일 오후 7시 명동대성당에서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미사와 평화나눔 기도회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민족화해위원회는 접경지역 순례 프로그램인 ‘평화의 바람’을 비롯한 교육·연구 사업, 대북·북향민(북한이탈주민) 지원 사업 등을 주관하고 있다.
번역 고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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