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발라 추기경 “가자지구 휴전협상 진행 중, 여전히 많은 장애물과 반대가 있습니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Roberto Cetera
“앞으로의 전망은 희망적입니다.” 예루살렘 라틴 총대주교 피에르바티스타 피자발라 추기경이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가자지구 휴전협상과 관련해 「바티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했다. 여러 전선에서 여전히 폭력이 이어지는 가운데, 추후 협상은 며칠 후 이집트 카이로에서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하 피자발라 추기경과의 일문일답:
피자발라 추기경님, 가자지구 휴전협상과 이스라엘 인질 석방을 위해 미국, 이집트, 카타르가 주도하는 협상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카타르 도하에서 전해지는 소식에 따르면 약간의 낙관적인 분위기가 감지되는데, 이번에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시나요?
“네, 저는 이번에 합의에 도달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 마련됐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항상 반대하는 이들이 있고 장애물도 많지만, 이번에는 이 전쟁 국면을 끝내고 이란의 직접적인 개입이나 레바논으로 전쟁이 확산되는 상황을 막을 수 있는 여건이 무르익었다고 생각합니다. 어려움이 많다는 것을 거듭 강조하지만, 중재국들은 물론 미국 또한 이 상황을 끝내기 위해 막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전망은 희망적입니다.”
결과적으로,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개입 위협이 줄어들길 바랍니다. (…)
“네, 그렇습니다. 우리는 착각해서는 안 됩니다. 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점은 매우 분명합니다. 우리는 가자지구에서 계속되는 폭격과 모두의 눈앞에 펼쳐지는 비극을 통해 이를 잘 알고 있습니다. 그 비극을 마주할 때마다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실제로 가자지구에 대한 폭격은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하마스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7일 전쟁 발발 이후 가자지구에서 사망한 팔레스타인인 누적 사망자 수가 지난 8월 15일 기준 4만 명을 넘어섰는데요. 가자지구의 그리스도인 공동체는 이 상황을 어떻게 견디고 있나요?
“가자지구 내 가자시티 북쪽에 위치한 우리의 작은 공동체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최대한 평온한 마음을 유지하며 이 상황을 헤쳐나가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몰타기사단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단체로부터 받는 지원을 통해 지역 주민들을 돕고자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개신교의 한 교파인 메노나이트 교회에서 1000개 이상의 구호품을 보내왔습니다. 이처럼 심각하고 비극적인 상황 속에서도 많은 연대와 협력이 이뤄진다는 사실이 참으로 감동적입니다.”
언론의 모든 관심이 가자지구와 레바논 국경에 쏠려 있는 가운데,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상황은 날이 갈수록 더욱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이 지역에서 어떤 소식이 들려오고 있나요?
“말씀하신 대로 가자지구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지만, 요르단강 서안지구, 특히 그 지역 내 팔레스타인 자치구역에서도 매우 심각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불과 며칠 전, 한 팔레스타인 마을에 대한 다수의 이스라엘 정착민들의 폭력사태가 발생해 한 명이 사망하고 큰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이는 최근 몇 달 동안 요르단강 서안지구 전역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해온 긴장 국면 중 최근의 사례일 뿐입니다. 이스라엘 정착민들과 팔레스타인인들 간의 계속되는 충돌, 이스라엘 군대의 개입 등이 이어지면서 이 지역의 팔레스타인인들의 삶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물리적 충돌과 폭력사태의 확산이 발생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먼저 가자지구에서의 휴전을 위해 노력하고, 이어 요르단강 서안지구 전역에서 질서와 안전을 되찾아 가능한 한 일상적인 삶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힘써야 합니다. 요컨대, 우리는 새로운 장을 열어야 합니다. 쉽지 않은 일입니다.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우리가 목격하는 것은, 제가 늘 강조해 왔듯이, 증오와 원한, 멸시가 점점 더 극단적이고 통제하기 어려운 폭력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 폭력의 배경에는 종교적인 요소도 깊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정치적인 차원뿐만 아니라 종교적인 차원에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 이러한 극단주의자들이 밀려나고 고립되어 지금과 같은 힘을 갖지 못하도록 해야 합니다.”
번역 박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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