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사랑은 연속극의 사랑이 아닙니다”
Giada Aquilino / 번역 김호열 신부
성령께서 “우리를 위한 그리스도의 사랑”을 우리로 하여금 이해하게 해주시고, 주님에게서 “사랑 받고 우리 자신을 내어 맡길 수 있도록” 우리 마음을 준비시키길 바라신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산타 마르타의 집 아침미사에서 제1독서인 사도 바오로의 로마서 대목에 초점을 맞추면서 이같이 권고했다. 교황은 강론에서 이방인들의 사도 바오로가 심지어 “환난, 역경, 박해, 굶주림, 헐벗음, 위험, 칼” 조차도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우리를 갈라놓을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이 “다소 교만하고” “너무 자신 만만해” 보인다고 운을 뗐다.
어머니의 사랑
그럼에도 교황은 바오로 서간을 읽으면서, 주님의 사랑으로 “우리는 승리자들 이상”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바오로 사도는 승리자였다면서, “주님께서 다마스쿠스로 가는 길에서 바오로를 불렀을 때부터 그가 그리스도의 신비를 이해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교황은 바오로가 “그리스도를 사랑했다”면서, (여기서) 이 사랑은 “연속극”의 “주제”가 아닌 “강력하고 크신 사랑”에서 나온 사랑이라고 말했다. 그것은 “주님께서 좋은 일이 있을 때나 나쁜 일이 있을 때나 항상 함께해주신다고 느끼게” 하는 “진지한” 사랑이다.
“바오로는 사랑으로 그러한 것을 느꼈습니다. 스스로에게 물어봅시다. 나도 이렇게 주님을 사랑하는가? (우리는 흔히) 나쁜 순간들이 닥치면 ‘주님께서는 나를 버리셨고, 더 이상 나를 사랑하지 않으신다’고 말하고 싶은 생각이 자주 들고, 주님을 떠나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바오로 사도는 주님께서는 결코 우리를 버리시지 않으실 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바오로가 우리에게 보여주는 길입니다. 이 길은 바로, 나쁜 일이 있을 때나 좋은 일이 있을 때나 항상 함께하는 사랑의 길입니다. 항상 그렇게 말입니다. 이것이 바로 바오로 사도의 위대함입니다.”
이웃을 위해 목숨을 내어놓다
교황은 그리스도의 사랑이 “설명될 수 없으며” 또 위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스도께서는 하느님 아버지께서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보내신 분이십니다. 사랑으로 그렇게 하셨습니다. 우리를 위해 목숨을 내어 주셨습니다. 다른 사람을 위해 목숨을 내어 주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습니다. 한 어머니를 생각해 봅시다. 예를 들어, 자식을 위해 목숨을 내어 주고, 자식의 삶과 어려운 순간에 항상 함께하는, 그것으로도 설명하기 어려운 (…), 어머니의 사랑을 생각해 봅시다. 이는 우리 가까이에 있는 사랑입니다. 예수님의 사랑은 추상적인 사랑이 아닙니다. 예수님의 사랑은 나-너, 나-너, 성과 이름을 가진 우리 각자를 위한 사랑입니다.”
우리 각자를 위한 눈물
교황은 루카 복음에서 “예수님의 구체적인 어떤 사랑”에 주목했다. 예수님이 예루살렘에 대해 말씀하시면서 “암탉이 제 병아리들을 날개 밑으로 모으듯” 몇 번이나 당신 자녀들을 모으려고 했으나, 거부 당하고, 심지어 “우셨다”고 교황은 설명했다.
“그리스도의 사랑은 눈물을 흘리게 합니다. 우리를 위해 눈물을 흘립니다. 눈물을 흘렸다는 이 표현 안에는 예수님의 애틋한 사랑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을 단죄하고, 저주할 수 있었습니다. (…) 예수님께서는 암탉의 병아리들처럼 사랑받기 위해 자신을 내어 맡기지 않는 것을 아쉬워하십니다. 이는 바로 예수님 안에서 사랑하시는 하느님의 애틋한 사랑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이것을 이해했습니다. 만일 우리가 우리 각자를 위해 예수님 안에서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느님의 애틋한 사랑을 이해하고 느낄 수 없다면, 결코 그리스도의 사랑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사랑은 항상 기다려 주고, 인내해주고, 유다에게 마지막까지 탈출구를 제시하며 “친구야”(마태 26,50)라고 말하는, 마지막 카드를 내미는 사랑입니다.”
눈물이 되는 사랑
교황은 우리가 “다른 길로” 가려고 마음 먹는 동안에도 우리에게 “많은 것들”을 주시는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 울고 계신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라고 권고했다. 이어 하느님의 사랑은 “눈물이 되고, 울음이 되고, 예수님 안에서의 애틋한 울음이 된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교황은 바오로 사도가 “그리스도를 사랑하고, 그 어떤 것도 그리스도의 사랑으로부터 그를 갈라놓을 수 없었다”고 말한 것이라면서 강론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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