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 영성체 (신령성체)’를 하십시오”
VATICAN NEWS / 번역 김호열 신부
교황은 산타 마르타의 집 아침 미사를 봉헌하면서, ‘가톨릭교회의 수호자’이며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이신 성 요셉 대축일과 ‘베드로 직무(교황 직무)’ 시작 7주년을 기념했다. 교황은 이날 미사 지향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으로 많은 제한을 받고 있는 비상사태 한가운데서도 특히 교도소에 수감된 이들을 위해 기도하자고 초대했다.
“오늘은 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형제자매들을 위해 기도합시다. 그들은 교도소 안에서 일어날 일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많은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또 가족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가족 중에 누군가 아프지는 않는지, 부족한 것은 없는지 등 가족들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지금과 같은 불확실성과 고통의 시기에 재소자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도록 합시다.”
교황은 이날 복음을 해설하면서 의로운 사람, 곧 하느님의 신비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던 믿음의 사람 요셉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경배 기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다음은 교황의 강론 내용.
“복음(마태 1,16.18-21.24)은 요셉이 ‘의로운’ 사람, 곧 신앙으로 살았던 믿음의 사람이었다고 말합니다. 요셉은 오늘 성무일도 독서기도에서 언급된 믿음의 사람들의 목록(히브 11장 참조)에 추가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바라는 것을 기본으로 하여, 보이지 않는 것의 보증과 증거로 믿음을 살았던 사람들입니다.”
“요셉은 믿음의 사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의로운’ 사람이었습니다. 그냥 믿었을 뿐만 아니라, 이 믿음을 살았기 때문에 의로운 사람입니다. 그래서 그는 ‘의로운’ 사람입니다. 그는 참 사람이자 하느님이신 분(예수님)을 교육하도록 선택됐습니다. 사람이자 하느님이신 분을 교육하기 위해 이런 사람이 필요했지만, 그때까지는 그런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의로운’ 사람, 믿음의 사람을 택하셨습니다. 인간이면서 하느님과 대화할 수 있고, 하느님의 신비에 들어 갈 수 있는 사람을 택하셨습니다. 이것이 바로 요셉의 삶이었습니다. 자신의 직업에 충실했으며, 남자로서 (책임감 있는) 삶을 살았으며, (하느님의) 신비 안으로 들어갔으며, 신비와 대화를 나눌 수 있었으며, 하느님의 신비에 응답할 수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렇다고 그가 ‘몽상가’란 말은 아닙니다. 신비 안으로 들어간 것입니다. 자신의 직업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의 자연스러움으로, 자기 직업의 꼼꼼함으로, (하느님의) 신비 안으로 들어간 것입니다. 그는 목재를 깎아 아주 미세한 각도까지 조절할 수 있었으며, 목재와 목재의 표면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었습니다. 그는 의로웠지만 정확했습니다. 그는 (정확했지만, 그럼에도) 또한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신비 안으로 들어갈 줄도 알았습니다.”
“이것이 바로 요셉의 성덕입니다. 그는 의로운 삶을 살았으며, 전문성을 갖고 의롭게 일했습니다. 그리고 때가 되자 신비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복음이 요셉의 꿈에 대해 말할 때, 우리는 이를 이해해야 합니다. 곧, ‘신비 안으로 들어간다’는 것 말입니다.”
“저는 오늘 성 요셉 대축일 지내면서 교회를 생각합니다. 우리 신자들, 우리 주교님들, 우리 사제들, 우리 남녀 축성자들, 교황들을 생각합니다. 모두들 신비 안으로 들어갈 역량이 있습니까? 아니면 자신들이 통제할 수 없는 것을 방어하는 조치들에 따라 스스로를 조절하고만 있는 걸까요? 교회가 신비 안으로 들어가는 역량을 잃으면, 경배할 역량을 잃는 것입니다. 경배 기도는 오직 하느님의 신비 안으로 들어갈 때만 할 수 있습니다.”
“교회가 일상생활의 구체성 안에서, 또 신비의 ‘구체성’ 안에서 살 수 있는 은총을 주님께 청합시다. 만일 교회가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교회는 반쪽짜리 교회가 될 것입니다. 경배심 없이 규범만 준수하는 경건한 단체에 불과할 것입니다. 신비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몽상이 아닙니다. 신비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엄밀히 말해 경배한다는 것입니다. 신비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우리가 미래에 해야 할 일, 곧 하느님 앞에 나아갔을 때 해야 할 일을 오늘 한다는 것입니다. 바로 경배하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이러한 은총을 교회에 주시길 바랍니다.”
교황은 미사를 마치기 전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어려운 이 시기에 ‘영적 영성체 (신령성체)’를 하라고 권고했다. 이탈리아는 전염병 감염을 피하기 위해 신자들과 함께하는 미사를 전면 중단한 상태다. 교황은 성체조배와 성체강복으로 미사를 마무리했다. 다음은 ‘영적 영성체 (신령성체)’를 권고하는 교황의 말씀과 ‘영적 영성체 (신령성체)’ 기도문이다.
“미사에 직접 참례하지 못하고 TV를 통해 미사에 함께하고 있는 신자 여러분들이 ‘영적 영성체 (신령성체)’를 하길 권고하는 바입니다.”
오, 나의 예수님,
당신의 발아래 엎드려
당신의 거룩한 현존의 심연 안에서
하찮은 저의 마음과
통회하는 저의 마음을
당신께 드립니다.
당신 사랑의 성체 안에서
당신을 흠숭 하나이다.
제 마음은
당신께 드리는 초라한 거처 안에서
당신을 영하고자 합니다.
당신의 성체를
직접 영할 수 있는 기쁨을 기다리며
영적으로나마 당신을 모시길 원하오니,
오, 나의 예수님,
제가 당신께 갈 수 있도록
저에게 오소서.
당신의 사랑이
삶과 죽음을 통해
저의 온 존재를 불타오르게 하소서.
당신을 믿고
당신께 희망을 걸고
당신을 사랑하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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