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유럽인들의 미래를 위한 로드맵
Andra Tornielli / 번역 이창욱
프란치스코 교황이 루마니아 순방 첫째 날에 했던 연설들에서 유럽과 세계의 미래를 위한 로드맵을 살펴볼 수 있다. 교황은 루마니아 대통령과 정부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연설하면서, 소외된 이들에 대한 관심이 “건설되고 있는 사회적 모델의 실제적 선함에 대한 최고의 검증”임을 나타냈다. 사실 사회가 “가장 불리한 조건에 처한 이들의 운명을 마음에 품을수록” “진정으로 더 많이 문명화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고 교황은 강조했다. 이러한 지점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양도할 수 없는 인간의 권리와 인간의 중심성을 의식하는 가운데” “영향력 있는 금융기관들의 무절제한 권력에서” 자유로운 마음과 영혼이 필요하다. 교황이 우리 시대의 상처들 중 하나인 여성들과 노동자들을 중심에 두는 대신, “돈이라는 신” 혹은 우상을 중심에 두는 경제 시스템을 지적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교황의 이 말은 쉽게 받아들일 수 있다거나 쉽게 수긍할 수 없는 말이기에, 우리의 마음을 닫게 하고 불편하게 만든다. 교황의 말은 한층 더 비인간적이며 (인권을) 침해한 권력과 구조 앞에서 수많은 국민이 겪었던 불행을 묘사한다. 때로 교황은 사람들의 영혼에 가까이 다가가는 대신 사람들을 돌보는 것을 망각하는 듯이 보이는 유럽에도 경종을 울린다.
이러한 교황의 시선은 루마니아 정교회 주교단과의 만남에서도 나타났다. 교황은 “주님의 말씀을 다 함께 경청하자”며 그리스도인들을 초대했다. 특히 “이 시대에는, 세상의 길이 사회적이고 문화적인 급변을 이끌었습니다. 기술의 발전과 경제적 번영은 많은 면에서 혜택을 가져왔지만, 수많은 이들이 냉혹하게 소외되었습니다. 표준화된 세계화는 윤리의식과 공동의 삶을 약화시켰으며 인간의 가치를 뿌리뽑는 데 기여했습니다. 또 최근 몇 년 동안 종종 예술을 선동하고 폐쇄된 행동과 혐오의 태도로 이끄는 주체할 수 없는 공포를 조성했습니다.”
교황은 “우리는 ‘혐오의 문화’에 빠질 유혹이나 어쩌면 더 이상 무신론적인 박해와 같은 이데올로기가 아닌 더 설득력 있고 덜 유물론적인 개인주의의 유혹에 굴복하지 않도록 서로 도와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주의는 “즉각 해결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을 발전의 길로 종종 제시하지만, 사실은 무심하고 피상적”이라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부쿠레슈티의 정교회 새 주교좌 성당에서 제시했던 주님의 기도의 설명 안에는, 주님께서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기억의 빵을, 그리스도인이라는 우리 정체성의 뿌리, 인류와 특별히 젊은 세대가 많은 유동적인 상황 안에서 뿌리가 없다고 느끼고 존재를 확립하는데 무능하다고 느끼는 도전 속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뿌리를 견고히 할 수 있는 은총”을 청하는 기도가 자리하고 있었다.
유럽을 세운 선조들의 뿌리와 공동 가치와 꿈의 재발견은 새로운 장벽과 분리를 조장하는 ‘정체성’의 요소가 아니다. 오히려 새로운 유대관계와 환대와 온전한 통합의 역량을 갖추기 위해 발굴해야 할 숨겨진 유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