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꼰벤뚜알 프란치스코회 작은 형제들에 “평화 건설 위해 성공의 논리 극복해야”
Giada Aquilino / 번역 이창욱
“화해 없이, 용서 없이, 자비 없이는” 평화도 없다. 오직 “화해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만이 “자비의 봉사자”요 “평화의 건설자”가 될 수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클레멘스 홀에서 새롭게 총봉사자로 선출된 카를로스 트로바렐리(Carlos Trovarelli) 형제와 함께한 150여 명의 꼰벤뚜알 프란치스코회 총회에 참석한 작은 형제들과의 만남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그리스도를 따름
교황은 연설을 통해 지난 여름 개정된 수도회의 회헌을 교황청이 승인했고 새 정관의 승인이 이뤄졌음을 떠올리며, 어떻게 이 문헌들이 형제적 삶과 선교적 삶의 “본질적인 요소들”, 곧 “양성, 상호문화성, 나눔과 재정 운영의 투명성”을 다루고 있는지 강조했다.
“이런 작업은 힘든 일이지만, 마땅히 치러야 할 노고입니다. 사실 회헌은 수도회의 카리스마적 유산을 보호하고 미래에로의 전달을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도구입니다. 아울러 회헌은 복음에서 제시된 ‘그리스도를 따름’이라는 구체적인 방법을 표현하고, 모든 축성자들과 특히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를 따르는 이들을 위한 삶의 절대적인 규칙서입니다. 이들은 서원식에서 ‘거룩한 복음의 형태를 따라 살 것’을 약속합니다. 성 프란치스코가 형제들에게 했던 권고가 저에게 큰 감명을 주었습니다. ‘복음을 전하십시오. 그리고 필요하다면, 말로도 전하십시오.’ 이것이 바로 하나의 살아가는 방식입니다.”
안내서인 복음서
성 프란치스코의 체험이 우리에게 보여주듯, 모든 면에서 프란치스칸의 삶은 거룩한 복음을 경청하는 데서 탄생한다고 교황은 강조했다.
“사랑하는 형제 여러분, 복음은 여러분에게 ‘규칙이요 삶’입니다. 여러분의 사명은 살아있는 복음이 되는 것, ‘말씀에 대한 살아있는 주석서’가 되는 것입니다. 복음은 여러분의 안내서(vademecum)가 되어야 합니다. 항상 주의를 기울여 복음을 경청하십시오. 복음서를 가지고 기도하십시오. ‘교회가 되신 동정녀’ 마리아의 모범을 따라, 열심히 복음서를 묵상하십시오. 그렇게 하여 복음서와 동화되고, 여러분의 삶을 그리스도의 삶과 일치시키십시오.”
각인된 하느님
교황은 형제애, 작음(minorità), 평화, 양성에 관해 설명했다. 형제애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할 선물”이고, 항상 건설하는, “여정 중에 있는” 현실이며, 따라서 “아무도 제외하거나 배척하지 않고”, 모두의 참여가 요청된다고 말했다. 형제애 안에서 “소비자들”은 없고 “건설자들”이 있을 뿐이다.
“지속적인 배움, 타인에 대한 개방, 상호교류의 과정을 살아갈 수 있는 현실입니다. 기꺼이 동행하고 환대하는 현실입니다. 침묵과 관상의 시선을 육성하고 그렇게 하여 그 안에 각인된 하느님을 인식하기 위해, 일상생활에서 휴식할 수 있는 현실입니다. 봉사자들뿐 아니라 작은 형제회의 다른 회원들도, 모두 여러분을 형제로 여기는 현실입니다. 마치 어머니가 자기 자식을 사랑하고 기르듯이, 각자가 자기 형제를 사랑하고 기르도록 부르심 받은 경험입니다.”
사랑과 순명
교황은 프란치스코 성인의 ‘인준받은 회칙’을 인용하며 “’다른 모든 일시적인 것들을 필요로 하는’ 거룩한 기도와 신심의 정신으로” 형제애를 “기르라고” 권고했다.
“그와 같은 방법으로, 공동체 안에서 여러분의 형제적 삶은 교회와 세상에서 하나의 예언의 형태가 되고, 사목자들과 사랑과 순명의 관계를 맺으며, 성 프란치스코의 모범을 따라 항상 실행해야 할 친교의 학교가 됩니다.”
권력의 유혹
형제들의 삶의 또 다른 특징은 작음(minorità)이다. 교황은 이 말을 “상당히 좋아한다”고 확신했다.
“어떤 값을 치르더라도 성공을 추구하고, 주인처럼 여겨지며, 첫 번째 자리를 차지하려고 열망하는 세상의 논리에 반대되기 때문에, 이 작음(minorità)을 선택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성 프란치스코는 섬김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섬기기 위해 오신 예수님의 모범을 본받아, 여러분이 작은 이들이 되길 청했습니다. ‘너희 가운데에서 높은 사람이 되려는 이는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또한 너희 가운데에서 첫째가 되려는 이는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한다’(마태 20,26-27). 이것이 여러분의 유일한 야망이어야 합니다. 곧 종이 되고, 서로가 서로를 섬기는 것입니다. 이렇게 살았다면, 여러분의 존재는 권력의 야망이 큰 유혹이 되는 이 세상에서 하나의 예언이 될 것입니다.”
용서와 자비의 도구
교황은 평화를 전하는 것이 “자기 자신, 하느님, 타인들, 피조물과의 화해”를 포함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화를 가져오는” 평화의 의미에서 “조화롭게”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마음에서 시작하여 우주로 확장되는 동심원에서 이루어지는 화해입니다. 그러나 사실은 하느님의 마음에서, 그리스도의 마음에서 출발하는 동심원입니다. 화해는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남기신 평화의 전주곡입니다. 이 평화는 아무 문제가 없는 상태를 뜻하는 게 아니라 우리 자신 안에 하느님의 현존과 더불어 오는 평화입니다. 우리가 존재하고 행하며 말하는 모든 것 안에서 드러나는 평화입니다. 여러분은 무엇보다 먼저 삶을 통해서, 그리고 그 다음 말을 통해서, 평화의 메신저가 될 수 있습니다. 매 순간마다 여러분은 용서와 자비의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와 동화되기
교황은 용서와 사랑에 대한 성 프란치스코의 가르침에 따라, 형제들의 공동체는 “자비를 경험하는” 장소가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모든 것을 위해서는 “적절한” 양성이 필요하고, “형제들 안에서 한층 더 그리스도와의 충만한 일치를 신장시키는” 양성과정이 필요하다.
“인격의 모든 차원이 연관되는 통합적인 양성. 전 생애 동안 지속되는 과정인 만큼, 맞춤형 개인 양성과 지속적인 양성. 생각하고 느끼며 행동하는 우리의 방식을 변화시키는 마음의 양성. 오늘날 우리는 유행이 아니라 확정적인 선택, ‘언제나’ 매우 어렵지만 일시적 문화 안에서 살아가고 있음을 잘 인식할 수 있는 충실성에 대한 양성이 필요합니다.”
(수도원을 나가는 이들의) 출혈을 막을 것
끝으로 교황은 이 과정에서 “타인을 동반할” 수 있다며, 따라서 “식별과 동반의” 기술을 잘 알고 “하느님께로 이끄는 길과 경청에 숙련되고 확고한” 양성책임자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할 때라야 우리는 적어도 부분적으로나마, 사제의 삶과 축성자의 삶에 영향을 끼치는 (수도원을 떠나는 이들이라는) 출혈을 막을 수 있을 겁니다.”
최근 몇 년 동안의 수도회의 삶
이와 같은 관점에서 총봉사자인 트로바렐리 형제는 세계 남반구의 일부 국가에서 새로운 성소자들이 “꽃을 피운다”고 말했다. 이어 교황이 “프란치스칸 가족간 일치의 표징처럼 강력하게 염원했던” 대로 로마 프란치스칸 대학의 창립에 대해서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