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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나약하고 상처 입은 우리 곁에 예수님께서 함께하십니다”

11월 21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올해 설립 120주년을 기념하는 방콕 세인트 루이스 병원을 방문하고 의료진과 환자들을 만났다.

Lydia O'Kane / 번역 김단희

방콕 세인트 루이스 병원은 1898년 시암대목구장 루이 베(Louis Vey) 대주교가 설립했다. “애덕이 있는 그곳에 하느님께서 계십니다(Ubi caritas, Deus ibi est)”라는 원훈(院訓)에서 이곳의 사명을 짐작할 수 있다. 오늘날 다수의 의료진과 연구진이 최첨단 의료시설을 기반으로 세인트 루이스 병원을 꾸려나가고 있다.

11월 21일 목요일 오전 프란치스코 교황은 병원 강당에 모인 700여 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연설했다. 교황은 “교회가 태국 국민, 특별히 가장 어려움에 처한 이들에게 제공하는 이 귀중한 도움들을 현장에서 직접 볼 수 있었던 것”은 축복과도 같은 일이라고 말했다.

애덕이 있는 그곳에 하느님께서 계십니다  

교황은 세인트 루이스 병원의 원훈을 상기하면서 “그리스도인은 애덕의 실천을 통해 스스로가 선교하는 제자임을 드러내고, 우리 자신과 우리가 속한 단체 또한 (그리스도의) 충실한 제자임을 증명하도록 부르심 받았다”고 말했다.

“여러분은 보건 분야에서 선교하는 제자들입니다.” 교황은 강당에 모인 모든 이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그들이 사람 안에, 특별히 노인과 젊은이, 그리고 가장 힘없는 이들 안에 현존하시는 주님을 볼 줄 안다고 강조했다.

“이런 관점에서 바라보면 여러분은 훌륭한 자비의 활동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보여주는 헌신은, 평범하고 칭찬할만한 의료 서비스 제공 이상의 의미를 지닌 것입니다.”

인간 생명의 포용

교황은 “병원 응급실에 도착한 사람의 생명을 환대하고 포용하는 일, 개인의 존엄성에 대한 존중과 사랑에서 비롯된 자비의 보살핌으로 치료받아 마땅한 인간의 생명을 환대하고 포용하는 일”이 곧 그들이 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치유 과정”이란 “어떤 상황에서도 인간의 존엄성을 회복시키는 강력한 ‘도유(塗油, 기름부음 받음)’의 과정이자, (환자의) 존엄성을 회복시키고 지지하는 ‘응시’의 과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병원 일이 때로는 “버겁고 힘겹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이는 곧 환자뿐 아니라 의료 분야에서 종사하며 각자의 사명을 실천하는 이들 모두에게 관심과 지원을 제공하는 보건 사목이 절실히 필요함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예수님께서 나약한 우리 가까이 계십니다

교황은 우리가 아플 때 “근본적인 질문들을 던지게 된다”는 점을 지적하고, “처음에는 이에 저항하거나 당혹감, 고적감 등을 느끼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우리 스스로를 수난의 그리스도께 일치시킬 때, 나약하고 상처 입은 우리 가까이에 계시는 그분의 힘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설을 마친 뒤 교황은 병원에 입원해 있는 환자들과 장애인들을 비공식적으로 방문하고 “잠시나마 그들의 고통에 함께하고자” 했다.

교황은 이번 방문을 기념하면서 성모자상 프레스코화를 병원에 선물했다. 

프란치스코 교황 세인트 루이스 병원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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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11월 2019, 2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