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파도바의 성 안토니오의 모범을 따르십시오”
Tiziana Campisi / 번역 이재협 신부
프란치스코 교황은 서한을 통해 “특별히 전 세계의 프란치스코회 수도자들과 성 안토니오를 따르는 사람들 안에서, 말과 행적으로 하느님 사랑을 증거하기 위한 세상의 길로 성인을 이끈 성인의 거룩한 근심을 체험하려는 소망이 일어나기를” 바라며 축하를 전했다.
성 안토니오가 젊은이들의 모델이 되길
교황은 안토니오 성인이 보여준 “가난하고 빈곤한 이들, 어려움을 겪는 가정에 보여주었던 나눔의 모범과 진리와 정의에 대한 열정이 오늘날에도 형제애의 표징 안에서 자신을 내어놓는 넓은 마음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를” 소망했다. 이어 교황은 젊은이들에게로 관심을 돌리면서 “과거의 성인이지만 여전히 현대적이고 뛰어난 통찰력을 지닌 안토니오 성인이 (젊은이) 각자의 인생 여정을 풍성히 하고자 따를 만한 모범”이라고 말했다. 꼰벤뚜알 프란치스코회는 성 안토니오의 프란치스코회 입회 8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 교황은 서한을 통해 행사에 참석하는 모든 이와 함께하는 마음을 전하며, “나는 나의 주님을 봅니다!”라고 고백한 안토니오 성인을 모든 이가 기억할 수 있기를 희망했다. 이어 교황은 “모든 이에게 위로와 희망, 우리의 삶이 뿌리를 내려야 하는 하느님 말씀과 만남을 가능하게 해주면서 형제자매의 얼굴에서 주님을 볼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지난 1220년 포르투갈의 도시 코임브라에서 일어난 일을 떠올렸다. “리스본에서 태어난 아우구스티노 참사수도회의 젊은 수사였던 페르난도(성 안토니오의 프란치스코회 입회 전 이름)는 1220년 1월 16일 모로코에서 신앙을 지키다가 죽임을 당한 5명의 프란치스코회 순교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프란치스코회에 입회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교황은 “성인이 자신의 고향을 떠나 새로운 길, 곧 회심의 영적 여정을 시작했다”고 설명하며 다음과 같은 성인의 여정을 전했다. “성인은 먼저 모로코로 가서 그곳에서 순교한 프란치스코회 수도자들의 흔적을 따라 용감하게 복음을 살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성인은 항해 중 이탈리아 해안에 표류하여 시칠리아에 다다랐습니다. 오늘날에는 성인을 따르는 수많은 남녀 수도자들이 생겨났습니다.” “하느님의 섭리는 성인에게 시칠리아를 떠나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를 만나고자 하는 원의를 불어넣었고, (오늘날) 성인의 유해를 보존하고 있으며 언제나 성인과 결합돼 있는 도시 파도바로 이끌었습니다.”
#성안토니오순례
파도바는 코로나19 확산 방지 조치를 준수하면서 오는 6월 13일 거행될 성 안토니오 기념 전례를 비롯한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주일에는 성인의 유해를 모시고 있는 성 안토니오 대성당에서 ‘13일 기도’가 시작됐다. 특별히 대축제에 앞서 진행되는 이번 ‘13일 기도’ 기간 중에는 의사, 간호사, 공중보건 종사자, 약사, 연구소와 시민단체, 자원봉사자, 자영업자, 경찰과 언론인 등 코로나19 대유행의 최전선에서 헌신하는 이들을 기억한다. ‘13일 기도’는 6월 12일 아르첼라를 향한 유해행렬과 함께 마칠 것이다. 이곳은 안토니오 성인이 1231년 죽음을 맞이한 장소다. 아울러 전통적으로 매년 5월 마지막 주 토요일 밤 거행됐던 캄포삼피에로 성지부터 파도바 대성당까지의 순례인 “성 안토니오 순례(Cammino di Sant’Antonio)”가 올해는 인터넷을 이용한 “#성안토니오순례(ConAntonioInCammino)”로 대체됐다. 이는 지난 5월 30-31일 각자 개별적으로 순례할 짧은 구간을 예약한 후 전체 여정을 완성하는 것으로 진행됐다. 각자의 짧은 순례를 합산하여 총 800킬로미터에 달하는 순례를 완성함으로써 안토니오 성인의 프란치스코회 입회 800주년을 기념하는 게 이번 “#성안토니오순례”의 취지였다. 지난 5월 31일 이미 800킬로미터를 초과했으며, 총 합산 거리는 행사 종료 이후에도 계속 증가해 현재 3749킬로미터에 이르렀다. 많은 순례자들은 웹 상에서 함께하되 실제로는 홀로 순례하는 이번 행사를 6월 13일까지 꾸준히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지난 5월 30일 토요일 파도바의 성 안토니오 이탈리아 관구의 꼰벤뚜알 프란치스코회는 성 안토니오의 프란치스코회 입회 800주년을 기념하면서 “안토니오 20-22”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렸다. 3년에 걸쳐 진행될 “안토니오 20-22” 프로젝트는 성 안토니오의 프란치스코회 입회뿐 아니라 성인의 이탈리아 시칠리아에서의 표류와 성 프란치스코와의 첫 만남, 그리고 세상에 드러난 위대한 성인과 설교자의 모습을 기념하는 행사다. 오는 2021년 꼰벤뚜알 프란치스코회는 안토니오 성인의 시칠리아부터 파도바에 이르는 여정을 완성하기 위한 순례길을 시작한다. “안토니오 20-22” 프로젝트는 2021년 1월 안토니오 성인이 표류한 것으로 전해지는 시칠리아 카포 밀라쪼에서 시작해 칼라브리아, 바실리카타, 캄파냐, 라치오, 움브리아 주를 거쳐 안토니오 성인과 프란치스코 성인의 첫 만남이 있었던 아시시까지 이르는 여정이다. 아시시에서는 오는 2022년 5월30일 두 성인의 첫 만남 800주년을 기념한다. “안토니오 20-22” 프로젝트는 토스카나와 에밀리아 로마냐 지방의 아펜니노 산맥을 따라 2022년 11월 베네토 주 파도바에 도착하는 여정까지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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