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타 몰타 

프란치스코 교황을 기다리는 “빛나는 땅” 몰타

오는 4월 2-3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36번째 해외 사도 순방이 며칠 남지 않았다. 바오로 사도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환대와 믿음이 이번 순방의 주제가 될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언급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Michele Raviart / 번역 이정숙

유럽 최남단에 위치한 몰타가 역사상 세 번째로 교황을 맞이하는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다. 지난 1990년과 2001년 두 차례에 걸쳐 몰타를 방문했던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과 지난 2010년 방문한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에 이어 오는 4월 2-3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몰타를 방문한다. 교황이 강하게 원한 이번 사도 순방은 당초 2020년 5월로 예정됐으나 코로나19 대유행의 여파로 연기된 바 있다. 몰타 사도 순방에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폭격을 피해 떠나온 난민의 끊임없는 유입에 대한 언급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복음 선포의 원천에서

교황이 지난 3월 30일 수요 일반알현에서 “빛나는 땅”으로 정의했던 몰타는 오늘날 그 어느 때보다도 “피난처를 찾는 많은 형제자매를 환대하는” 일에 헌신하고 있다. 환대라는 주제는 순방 로고에서 상징적으로 드러난다. 풍랑을 만나 표류하는 배 위에서 손을 벌리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로고는 약 2000년 전 배를 타고 로마로 가던 도중 난파를 당한 바오로 사도 일행이 몰타섬에 상륙했을 때 원주민들로부터 따뜻한 환대를 받았음을 떠올려준다. 교황은 이번 순방과 관련해 “복음 선포의 원천을 찾아 나서는 기회”이자 “수천년의 생생한 역사를 간직한 그리스도교 공동체를 직접 만나는 기회”라고 말했다. 몰타섬과 고조섬을 비롯해 기타 군도로 이뤄진 몰타는 총 인구 47만8000명의 85퍼센트에 해당하는 40만8000명이 세례를 받은 나라다.

4월 2일 세부일정

오는 4월 2일 오전 10시경 몰타 국제공항에 도착한 교황은 환영식을 마친 뒤 발레타 소재 몰타기사단장 궁으로 이동한다. 지난 1571년 지어진 이 건물은 예루살렘의 성 요한의 구호기사단*의 본부가 있던 자리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교황은 조지 윌리엄 벨라 몰타 대통령과 최근 총선에서 승리한 로버트 아벨라 총리를 만난다. 이어 같은 건물의 ‘대평의회 회의실’에서 정부 지도자와 외교단을 대상으로 연설하면서 첫째 날 오전 일정을 마친다. 교황은 몰타 주재 교황청 대사관에서 휴식을 취한 뒤 고조섬으로 출발해 타피누의 성모성지를 방문한다. 몰타의 가장 중요한 순례지 앞 광장에서 교황은 몰타 출신인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총장 마리오 그레크(Mario Grech) 추기경, 몰타대교구장 찰스 시클루나(Charles Scicluna) 대주교, 고조교구장 안톤 테우마(Anton Teuma) 주교와 공동으로 신자들과 함께하는 기도 모임을 주례한다.

* 편집주: 지금의 몰타기사단.

4월 3일 세부일정: 성 바오로 동굴 방문과 플로리아나 미사

교황은 4월 3일 주일 오전 예수회 회원들과의 비공개 만남을 시작으로 오전 8시30분 리바트의 성 바오로 동굴로 향한다. 전통에 따르면 이 동굴은 섬의 복음화에 결정적인 사건, 곧 서기 60년경 ‘이방인의 사도’ 바오로 성인의 배가 난파당한 후 상륙했던 현장이다. 지난 1990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이곳을 찾았으며, 사건 1950주년을 맞아 2010년에는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이 방문했다. 교황은 봉헌램프에 불을 밝힌 후 바오로 성인에게 기도를 올리고, 동행한 14명의 종교 지도자들과 몰타 카리타스의 도움을 받는 환우들과 인사를 나눈다. 몰타에서 가장 규모가 큰 광장은 수도 발레타의 외곽 도시 플로리아나에 위치한 그라나리 광장이다. 교황은 이곳에서 오전 10시15분 주일 미사를 집전한 후 삼종기도를 바친다. 

평화연구소 난민센터의 환대

“그들은 우리에게 각별한 인정을 베풀었다”(사도 28,2)를 주제로 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36번째 해외 사도 순방은 오후 4시45분 할파 소재 “성 요한 23세 평화연구소”의 난민센터를 방문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지중해를 건너기 위해 리비아를 떠난 소말리아인, 에리트레아인, 수단인을 받아들이고 있는 이 센터는 △인권 △정의 △연대 △의료지원 분야에서 훌륭한 교육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약 200명의 난민이 시설의 야외극장에서 교황을 만난다. 오후 6시15분 공항에서 환송식이 예정돼 있으며, 로마 도착 예정시간은 오후 7시40분이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용시에는 출처를 밝혀주시고, 임의 편집/변형하지 마십시오)

31 3월 2022, 1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