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교황 기도지향 “보건 의료 종사자들을 위해 기도합시다”

Salvatore Cernuzio / 번역 이재협 신부

프란치스코 교황의 4월 기도지향 영상 메시지는 코로나19 대유행이 정점에 달한 몇 달 동안 계속해서 울린 구급차의 사이렌 소리로 시작한다. 사이렌 소리 사이로 교황은 스페인어로 속삭이듯 말했다. “이번 달은 보건 의료 종사자들을 위해 기도합시다.” 이어 영상은 의료인, 간호사 등 열악한 의료 시스템 내에서도 책임감 있게 자신의 의무를 다하는 이들의 모습을 조명한다. 교황은 “잘못된 자원 관리와 정치적 책임의 심각한 결여”로 인해 열악한 의료 시스템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헌신과 너그러움

교황은 ‘교황님 기도 네트워크’가 제작하고 배포한 4월 기도지향 영상 메시지를 통해 보건 비상 사태 속에서 드러난 자원봉사자, 의료 종사자, 사제, 남녀 수도자들의 헌신과 극기의 노력을 기억했다.

“감염병의 세계적 확산은 의료 기관에 종사하는 많은 이들의 헌신과 너그러움을 드러냈습니다.”

제멜리 병원의 삼종기도에서 외친 교황의 호소

교황은 감염병의 대확산이 보건 시스템의 열악함과 적절한 치료에 대한 접근의 불평등도 드러냈다며 “모든 사람이 좋은 공공 의료 시스템을 이용할 수 없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교황은 이 문제에 관해 이미 수차례 강조한 바 있다. 지난 2021년 7월에도 결장 협착증 수술 후 제멜리 종합병원 발코니에서 바친 특별한 삼종기도에서 다음과 같이 호소했다. “병원에 입원한 며칠 동안, 저는 모든 이에게 다가갈 수 있는 좋은 보건 의료 시스템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경험했습니다. 모든 이가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하는 무상 의료 서비스 말입니다. 이 귀중한 혜택을 잃어버리지 말아야 합니다.”

또한 제29차 세계 병자의 날 교황 담화에서는 다음과 같이 호소했다. “치료에 대한 접근이 연로한 이들과 가장 약하고 힘없는 이들에게 늘 보장되는 것도 아니고 늘 공정한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이는 정치적 선택, 자원 관리 방법, 책임자 역할을 맡은 이들의 노력에 달려 있습니다. 병자의 간호와 지원에 자원을 투자하는 일은, 건강이 으뜸 공동선이라는 원칙과 연결되는 우선 사항입니다.”

보건 의료 종사자들에 대한 정부와 지역 공동체의 지원 필요

23개 언어로 번역돼 전 세계 114국으로 배포되는 4월 기도지향 영상 메시지에서 교황은 다음과 같이 당부했다.

“특히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아픈 이들과 노인들에게 봉사하는 보건 의료 종사자들이 정부와 지역 공동체의 적절한 지원을 받도록 기도합시다.”

교황은 또한 “모든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양질의 의료 서비스가 최우선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라고 세계 모든 나라의 정부에 요청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교황의 메시지와 함께 재생되는 영상은 아프리카에서 진료소로 사용되고 있는 판잣집, 20년간 브라질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원주민을 돕고 있는 에릭 제닝스 시모에스(Erik Jennings Simões) 박사의 모습 등 열악한 보건 의료 환경을 보여준다.

잘못된 자원 관리

열악한 의료 환경을 조명하는 영상 속에서 교황은 다음과 같이 강하게 호소했다.

“가장 가난한 나라들, 가장 취약한 나라들은 끊임없이 시달리는 많은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꼭 필요한 치료에 접근하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대개 잘못된 자원 관리와 정치적 책임의 심각한 결여 때문에 벌어지는 일입니다.”

다섯 대륙에서 벌이는 캠페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1년 보고서는 보건 시스템의 열악한 상황이 환자가 받는 치료에 심각한 영향을 끼쳤다고 지적한다. 의료 인력의 부족은 병상이나 기술 장비의 부족보다 더 큰 영향을 미쳤다. 교황의 4월 기도지향 영상은 기존의 격차를 더욱 악화시킨 이 같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다섯 대륙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헌신하는 여러 의료 종사자들의 결정적인 역할과 활동 모습을 소개했다. 이탈리아 보건 의료 분야 비정부기구인 ‘아프리카 의사회(Medici con l’Africa CUAMM)’는 “모두를 위한 백신” 캠페인과 “엄마와 아이 먼저” 캠페인을 아프리카에서 진행 중이며, 또 다른 비정부기구 ‘국제 협력을 위한 자원봉사자 협회(AVSI 협회)’는 우간다에서 임신부를 병원으로 빠르게 데려다주는 “오토바이 택시”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또한 ‘천주의 성 요한 수도회’는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 지역 보건 의료 서비스를 위해 힘쓰고 있다. 가밀로 데 렐리스 성인이 지난 1582년 창립한 ‘병자 간호 성직수도회(Clerici regulares infirmis ministrantes, 보통 카밀로회로 알려짐)’도 태국, 브라질 등지에서 지역 보건 의료 서비스를 위해 헌신하고 있다.

아픈 이들의 회복을 위해 자신의 삶을 바치는 사람들

교황은 보건 의료 서비스가 “한낱 조직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건강을 돌보기 위해 자신의 삶을 바치는 사람들을 포함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2년에 걸쳐 보건 의료 종사자들이 위대한 헌신을 했지만, 이것이 모든 이의 적절한 지원을 보장하는 해결책은 될 수 없다. 따라서 교황은 모든 이를 위한 양질의 의료 서비스가 모든 이에게 보장될 수 있도록 효과적이고 지속적인 책임을 당부한다. 

포르노스 신부, “또 다른 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위험

교황의 전 세계 기도 네트워크 총책임자 프레데릭 포르노스(Frédéric Fornos) 신부는 “교황님은 언제나 아픈 이들, 노인, 취약한 이들을 비롯해 모든 사람에게 많은 관심을 갖고 계신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을 돕는 보건 의료 종사자들은 “특히 자원이 부족한 지역에서 적절한 지원을 받지 못한 채 위태로운 상황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교황님은 더 많은 자원과 재원으로 이들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또 다른 감염병의 세계적 확산을 맞이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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