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왈리 ‘아라비아의 우리 어머니’ 주교좌성당에 모인 신자들 아왈리 ‘아라비아의 우리 어머니’ 주교좌성당에 모인 신자들 

교황을 기다리는 바레인 교회 공동체

프란치스코 교황의 제39차 해외 사도 순방지인 바레인은 페르시아만에 위치한 나라다. 바레인에는 약 8만 명의 가톨릭 신자들이 있다. 1930년대 바레인에 처음 도착한 그리스도인들은 인접국에서 온 외국인들이었다.

Roberta Barbi / 번역 이재협 신부

1930년대 처음으로 바레인에 도착한 그리스도인들은 이라크, 튀르키예(터키), 시리아, 레바논, 팔레스티나, 요르단, 이집트 등 인접국 출신이었다. 이후 중동 지역의 오일붐과 함께 아시아의 여러 지역, 곧 스리랑카, 인도, 필리핀을 비롯해 전 세계 여러 나라 출신의 그리스도인들이 바레인으로 건너오기 시작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11월 3일부터 6일까지 방문하게 될 페르시아만의 섬나라 바레인의 그리스도교 공동체는 이처럼 다양한 민족이 더불어 살고 있다. 전체 인구의 약 15퍼센트에 해당하는 8만 명의 가톨릭 신자는 소규모 공동체이며 인구의 대부분은 무슬림이다. 

오랜 공존의 역사

바레인은 그리스도인 공동체가 존재하는 페르시아만의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다. 1930년대에서 1950년대 사이 인접국의 가톨릭 신자들은 일자리를 찾기 위해 바레인으로 건너와 약 1000명으로 공동체를 이뤘다. 바레인 정부는 이들에게 시민권을 부여했다. 이슬람을 공식 종교로 두고 이슬람 율법을 법체계의 근간으로 삼는 바레인 왕국이지만 정부는 그리스도인 공동체를 비롯해 다른 종교인들에게도 종교 집회의 자유를 허락했다. 이로써 페르시아만 지역에 첫 가톨릭 공동체가 탄생하게 됐다. 바레인 국왕은 가톨릭 공동체를 위해 땅을 내어줬고 지난 1939년 바레인 수도 마나마에 예수 성심 성당이 세워졌다. 2013년에 이르러 하마드 빈 이사 알-할리파 국왕은 가톨릭 공동체를 위해 아왈리의 땅을 내어줬다. 그 자리에 바레인의 두 번째 성당이 들어섰다. 이곳에 세워진 ‘아라비아의 우리 어머니’ 주교좌성당은 바레인에서 가장 큰 성당이다. 2014년 당시 북아라비아대목구장이었던 카밀로 발린(Camillo Ballin) 주교는 성당 건축을 위한 계획에 착수했다. 마침내 2021년 12월 10일 교황청 인류복음화성 장관(현 복음화부 장관 직무대행)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Luis Antonio Tagle) 추기경이 하마드 국왕이 참석한 가운데 성당 축성식을 거행했다. 

북아라비아대목구

교황청과 바레인의 외교관계도 최근 몇 년 사이에 괄목할 만한 진전을 이뤘다. 양측이 1999년 처음 수교를 맺은 이래 2014년 특별히 중요한 만남이 성사됐다. 지난 2014년 5월 하마드 국왕은 바티칸에서 교황을 만나 건축 중인 ‘아라비아의 우리 어머니’ 주교좌성당의 완공 모형을 선물하며 교황을 바레인에 초청했다. 당시 만남에서 교황과 바레인 국왕은 중동 지역의 안정과 평화를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특히 바레인의 가톨릭 공동체를 위한 바레인 정부의 기여에 비중이 할애됐다. 오늘날 바레인 교회는 지난 2011년 설립돼 바레인 아왈리에 소재한 북아라비아대목구 관할이다. 현재 북아라비아대목구 소속 사제는 65명이며 대다수는 카푸친 프란치스코 수도회 소속 선교사들이다. 2020년 발린 주교의 선종으로 북아라비아대목구장직이 공석이 되자 남아라비아대목구장 폴 힌더(Paul Hinder) 주교가 북아라비아대목구장 서리직을 겸임했다. 힌더 주교는 2022년 6월 남아라비아대목구장직에서 물러났다. 북아라비아와 남아라비아의 대목구장은 각각 아라비아 지역 라틴주교회의(CELRA) 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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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11월 2022, 0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