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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님처럼 자기 자신을 낮출 때 우리는 하늘나라로 향하게 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8월 15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성모 승천 대축일 삼종기도 훈화를 통해 ‘섬김과 찬미’라는 핵심어로 마리아의 태도를 설명했다. 교황은 자원봉사자를 높이 평가하며 “하느님께 영광을 돌리고 형제자매들을 섬기며 위로 올라가는 삶”을 살아내신 예수님과 성모 마리아를 모범으로 제시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세요!

성모 승천 대축일인 오늘 우리는 영혼과 육신이 하늘나라의 영광으로 불러올림을 받으신 성모님을 관상합니다. 오늘 복음은 성모님께서 “산악 지방”(루카 1,39)을 향해 올라가시는 모습을 우리에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왜 높은 산에 위치한 고을로 가시는 걸까요? 사촌 엘리사벳을 돕기 위해, 그리고 그곳에서 ‘마니피캇’(마리아의 노래)이라는 기쁨의 찬미가를 선포하기 위함입니다. 성모님께서 산악 지방으로 올라가십니다. 이와 관련해 복음은 우리에게 ‘이웃에 대한 섬김(봉사)’과 ‘하느님께 대한 찬미’라는 특징을 보여줍니다. 두 가지입니다. 곧, 마리아는 이웃을 섬기는 여인이자 하느님을 찬미하는 여인입니다. 또한 루카 복음사가는 그리스도의 생애 자체를 십자가 위에서 당신 자신을 내어주신 장소, 곧 예루살렘을 향해 오르는 여정으로 서술하고 있습니다. 마리아의 여정도 비슷한 방식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예수님과 마리아는 같은 길을 가십니다. 곧, 두 분은 하느님께 영광을 돌리고 형제자매들을 섬기며 위로 올라가는 삶을 살았습니다. 예수님은 우리를 위해, 우리를 의롭게 하시려고 목숨을 바치신 구세주이시며, 마리아는 섬기기 위해 길을 나서는 종입니다. 두 분의 삶은 죽음을 이기고 다시 살아납니다. 두 분 삶의 비결은 ‘섬김’과 ‘찬미’입니다. 섬김과 찬미라는 두 가지 측면을 좀 더 자세히 살펴봅시다.

첫 번째로 ‘섬김’을 살펴봅시다. 우리가 형제자매를 섬기기 위해 자신을 낮출 때 우리는 하늘나라로 향하게 됩니다. 삶을 고양시키는 것은 사랑입니다. 우리는 형제자매들을 섬김으로써 하늘나라로 향하게 됩니다. 하지만 봉사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이제 막 잉태하신 성모님은 나자렛에서 엘리자벳의 집으로 가기 위해 약 150킬로미터를 이동하십니다. 봉사는 우리 모두에게 힘든 일입니다. 우리는 항상 다른 사람을 돌보는 데 수반되는 피로, 인내, 염려 속에서 이를 경험합니다. 예를 들어 많은 사람들이 출퇴근을 하기 위해, 혹은 다른 사람들을 대신해 많은 일을 수행하기 위해 매일 이동하는 수십 킬로미터의 거리를 생각해 봅시다. 신생아나 노인을 돌보기 위해 시간과 잠을 희생하는 것을 생각해 봅시다. 교회나 자원봉사 활동을 통해 대가로 아무것도 주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는 노력을 생각해 봅시다. 저는 자원봉사자들을 존경합니다. 그들은 힘들지만 위로 올라가 천국을 얻습니다! 이것이 진정한 섬김입니다.

하지만 봉사는 하느님을 ‘찬미’하지 않으면 불모지가 될 위험이 있습니다. 실제로 마리아는 사촌 엘리사벳의 집에 들어갈 때 주님을 찬미합니다. 마리아는 여정의 피로를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마음에서 환희의 찬미가가 터져 나옵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찬미할 줄 알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찬미가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리는” 장면을 보여줍니다. 엘리사벳의 태 안에서 아기가 즐거워 뛰놀고(루카 1,44 참조), 엘리사벳이 축복의 말과 함께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루카 1,45)이라고 “첫 번째 행복”을 외칩니다. 그리고 ‘마니피캇’(마리아의 노래)을 선포하는 마리아 안에서 모든 것이 절정에 이릅니다(루카 1,46-55 참조). 찬미는 기쁨에 기쁨을 더합니다. 찬미는 사다리와 같아서 마음을 하늘나라로 이끌어 줍니다. 찬미는 영혼을 고양하고, 포기하려는 유혹을 물리칩니다. 따분한 사람들, 험담에 빠져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찬미에 인색한지요? 스스로에게 물어봅시다. 나는 찬미할 수 있는 사람인가? 매일 하느님을 찬미하고 다른 사람들도 칭찬하는 것이 얼마나 좋은 일인지요! 원망과 불평 대신 감사와 축복으로 살고, 못마땅하다고 생각하는 대신 눈을 하늘나라를 향해 들어올리는 게 얼마나 좋은지요! 그런데 불평을 합니다. 매일 불평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 여러분 가까이에 계시고 그분께서 여러분을 창조하셨다는 사실을 보십시오. 그분께서 여러분에게 주신 것을 보십시오. 찬미하고, 찬미하십시오! 이것이 바로 영적으로 건강하다는 뜻입니다.

섬김과 찬미. 우리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 봅시다. 나는 섬김의 정신으로 일하며 일상을 보내는가, 아니면 이기심으로 살고 있는가? 나는 당장의 이익을 추구하지 않고 누군가에게 진심으로 헌신하고 있는가? 한마디로 나는 봉사를 내 인생의 “발판”으로 삼고 있는가? 그리고 찬미를 생각해 봅시다. 나는 마리아처럼 하느님 안에서 기뻐할 수 있는가(루카 1,47 참조)? 나는 주님을 찬미하면서 기도하는가? 주님을 찬미한 다음 내가 만나는 사람들에게 그 기쁨을 전하는가? 여러분 각자 이 질문에 답해 보십시오.

하늘로 불러올림을 받으신 성모님, 저희가 섬김과 찬미를 통해 날마다 더 높이 하늘나라를 향할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번역 이창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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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8월 2023, 12:06

삼종기도(三鐘祈禱, 라틴어 Angelus 안젤루스)는 예수님 강생(降生) 신비를 기억하면서 하루에 세 번 바치는 기도다. (이 기도를 바치라는 표시로) 아침 6시, 낮 12시, 저녁 6에 종을 세 번씩 치면서 기도한다. 안젤루스(Angelus)라는 명칭은 라틴어로 시작하는 삼종기도 “Angelus Domini nuntiavit Mariae(주님의 천사가 마리아께 아뢰니)”의 첫 단어인 안젤루스(Angelus)에서 유래됐다. 삼종기도는 예수 그리스도의 강생에 초점을 둔 세 개의 간단한 계응시구와 세 번의 성모송으로 구성된다. 또한 이 기도는 주일과 대축일 정오에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순례객들과 교황이 함께 바친다. 삼종기도를 바치기 전에 교황은 그날 독서에서 영감을 얻은 짤막한 연설을 한다. 기도를 바친 다음에 교황은 순례객들에게 인사한다. 주님 부활 대축일부터 성령 강림 대축일까지는 안젤루스 대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는 기도인 레지나 첼리(라틴어 Regina Coeli ‘하늘의 모후님’), 곧 부활 삼종기도를 바친다. 삼종기도는 세 번의 영광송을 바치면서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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