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리스본 대학생들에 “하느님 없는 세상엔 미래가 없습니다”

2023년 세계 젊은이의 날(세계청년대회)을 맞아 포르투갈 사도 순방에 나선 프란치스코 교황이 순방 둘째 날인 8월 3일 포르투갈 가톨릭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만났다. 교황은 “하느님 없는 세상엔 미래가 없다”며, 학생들이 자신의 선택을 통해 자신의 믿음이 신뢰받을 수 있게 하라고 초대했다.

Deborah Castellano Lubov

프란치스코 교황이 포르투갈 대학생들에게 “하느님 없는 세상엔 미래가 없다”며, 저마다 자신의 선택을 통해 자신의 신앙이 신뢰받을 수 있게 하라고 호소했다. 

교황은 제37차 세계 젊은이의 날(세계청년대회)을 맞아 포르투갈을 방문한 둘째 날인 8월 3일 포르투갈 가톨릭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만나 이 같이 말했다.

교황은 또 학생들에게 신앙을 받아들이고, 세상의 변화를 위해 위험을 감수하며, 모든 차원에서 인간의 형제애를 증진하라고 격려했다. 

이날 만남에서 교황은 대학이 초대한 난민 학생들을 비롯한 몇몇 학생들의 증언을 듣고 2015년 환경 회칙 「찬미받으소서」(Laudato si'), 교육에 관한 글로벌 콤팩트, ‘프란치스코의 경제’ 대회 등의 주제를 언급했다.

포르투갈 가톨릭 대학교에서 학생들과의 만남
포르투갈 가톨릭 대학교에서 학생들과의 만남

선택을 통해 여러분의 믿음이 신뢰받을 수 있게 하십시오

교황은 “진정한 통합 생태론은 하느님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하느님 없는 세상엔 미래가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학생들이 인생에서 내리는 선택을 통해 자신의 믿음이 신뢰받을 수 있게 하라고 초대했다. 

“여러분의 선택을 통해 여러분의 믿음이 신뢰를 받을 수 있게 하십시오.”

교황은 “신앙이 설득력 있는 삶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세상의 ‘누룩’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 그리스도인이 확신을 받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우리도 확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교황은 그리스도인이 설득력 있는 행동을 보여야 한다며, 그러한 행동은 복음의 아름다움을 기쁘고 근본적으로 반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교황은 “그리스도교는 높은 성벽으로 둘러싸인 요새처럼 세상을 향해 성벽을 쌓고 살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교황은 “문화의 현장” 내에서 참행복을 실천하도록 부름받았다고 증언한 베아트리츠 학생의 감동적인 증언에 감사를 표했다. 

포르투갈 가톨릭 대학교에서 학생들과의 만남
포르투갈 가톨릭 대학교에서 학생들과의 만남

그리스도의 아름다움에 경탄하십시오

교황은 모든 세대에서 그리스도인의 가장 중요한 과업 중 하나는 예수 그리스도의 육화의 의미를 회복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교황은 그리스도인이 육화의 신비를 삶으로 실천하지 않으면 그리스도교가 이념으로 변질된다고 경고했다. 

“육화는 모든 형제자매, 모든 이를 통해 드러난 그리스도의 아름다움을 보고 경탄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이와 관련해 교황은 성녀 글라라의 이름을 따서 “프란치스코의 경제”를 위한 새로운 학부 과정을 개설한 것이 매우 뜻깊은 일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성녀를 떠올리며 “여성의 기여가 참으로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교황은 “성경에서 우리는 가정의 경제가 주로 여성들에게 맡겨져 있음을 보게 된다”며 “여성은 집안의 실질적인 가장”이라고 말했다. “단순히 이익뿐 아니라 가난한 이와 나그네를 아우르는 모든 이의 돌봄과 공존, 영육의 건강을 목표로 하는 지혜를 겸비하고 있습니다.”

“여성은 단순히 이익뿐 아니라 모든 이의 돌봄과 공존, 영육의 건강을 목표로 하는 지혜를 겸비하고 있습니다.” 

‘교육에 관한 글로벌 콤팩트’

교황은 일곱 가지 주요 원칙을 담은 ‘교육에 관한 글로벌 콤팩트’가 우리 공동의 집(지구)을 돌보는 일부터 여성의 완전한 참여, 경제, 정치, 성장, 진보를 이해하는 혁신적인 방법의 필요성에 이르기까지 주요 이슈를 상당수 포괄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학생들에게 관심을 기울이라고 권고했다.

“여러분이 교육에 관한 글로벌 콤팩트를 연구하고 열정적으로 그 내용을 살펴보길 바랍니다.”

교황은 교육에 관한 글로벌 콤팩트의 요점 중 하나가 수용과 포용에 대한 교육의 필요성을 다루는 것이라며 “우리는 마태오 복음 25장에 나오는 예수님의 말씀(‘내가 나그네였을 때에 따뜻이 맞아들였다.’)을 들어보지 않은 것처럼 행동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포르투갈 가톨릭 대학교에서 학생들과의 만남
포르투갈 가톨릭 대학교에서 학생들과의 만남

절박하고 시급한 환경 보호

교황은 젊은이들에게 환경을 보호하라고 호소했다.

“우리는 우리 공동의 집을 돌봐야 할 절박하고 시급한 필요성을 인식해야 합니다.”

교황은 이 사안과 관련해 “적당히 타협하게 되면 단지 불가피한 재앙이 조금 늦춰질 뿐”이라고 경고했다. “안타깝게도 계속 늦춰지고 있는 것, 곧 우리가 진보와 발전이라고 부르는 개념을 새롭게 정의해야 합니다.”

“우리가 진보라는 이름으로 너무나 많이 퇴보해 왔기 때문입니다. 진보를 명목 삼아 너무나 많은 퇴보가 이뤄졌다는 점을 잘 살펴보도록 하십시오.”

산발적으로 벌어지는 제3차 세계대전

이번 만남에 앞서 우크라이나 청년 순례자들을 만난 교황은 전 세계를 괴롭히는 전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우리는 산발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제3차 세계대전을 보고 있습니다.”

교황은 “그러나 우리가 사는 세상은 죽음의 고통이 아니라 새로운 역사의 시작을 위한 출산의 과정”이라며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끝으로 교황은 학생들에게 두려움에 마비되지 말고 오히려 두려움을 꿈으로 바꾸라고 격려했다.

번역 고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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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8월 2023, 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