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 후손 프란치스코 교황, 환대에 대한 역대 교황들의 가르침
Andrea Tornielli
이주민의 후손 프란치스코 교황이 9월 23일 마르세유에서 열린 ‘지중해 회의’ 폐막 연설을 통해 이주현상은 최근에 불거진 새로운 일이 아니며, 자신이 이 문제를 다룬 최초의 교황도 아니라고 말했다. 교회가 이주현상의 심각성을 감지한 것은 적어도 7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지 7년이 지난 1952년, 유럽은 여전히 난민의 비극을 겪고 있었다. 당시 비오 12세 교황은 교황령 「피난 가족」(Exul Familia)에서 “망명의 길을 떠난 나자렛 가정, 곧 예수님과 마리아와 요셉 성인은 (…) 모든 시대와 모든 나라에서 온 모든 이주민과 순례자, 박해나 궁핍으로 인해 고국과 사랑하는 부모를 떠나 (...) 타국으로 가야 하는 여러 상황에 처한 난민들의 모범이자 본보기이며 지지자”라고 말했다.
전쟁, 박해 또는 자신의 상황을 개선해야 할 필요성이 이주의 동기다. 오늘날에는 기후변화와 관련된 문제가 갈수록 극명하게 많아지고 있다. 1967년, 성 바오로 6세 교황은 위대한 회칙 「민족들의 발전」(Populorum progressio)을 통해 기아와 빈곤에 시달리는 민족이 부유한 민족들에게 처절히 호소하고 있음을 떠올리며 △상호 연대성의 의무 △사회 정의의 의무 △보편적 사랑의 의무 등 선진국의 세 가지 의무를 열거한 바 있다(44항 참조). 성 바오로 6세 교황은 “남을 받아들일 의무”, 곧 환대의 의무를 강조하며 “아무리 강조해도 충분히 강조했다고는 할 수 없다”(67항 참조)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인용한 두 가지 사례 외에도 더 많은 사례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1996년 세계 이민의 날 담화에서 “이들 이주민을 돕는 첫 번째 방법은 그들의 상황을 이해하고, 해당 국가의 법률에 명시된 그들의 법적 지위 여부에 관계없이 그들에게 필요한 생계수단을 지원하기 위해 그들의 말을 경청하는 것”이라며 “지역 상황이 어렵다 해서 이들 형제자매들을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새로운 형태의 인종차별주의와 외국인 혐오 태도가 나타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도 2013년 세계 이민의 날 담화에서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사실 오늘날 우리는 이주의 주된 원인이 경제 불안, 생필품의 부족, 자연 재해, 전쟁과 사회 불안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주는 신뢰와 믿음과 희망에 찬 순례가 되지 못하고, 생존을 위해 참고 견뎌야 하는 ‘해골 터’가 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사람들은 이주 결정에 대한 책임 있는 주체라기보다 오히려 희생자로 비쳐집니다.”
물론 프란치스코 교황도 교황재임 첫 10년 동안 여러 차례 반복했던 것처럼 이번 마르세유 ‘지중해 회의’에서도 예기치 못한 이들을 환대하고, 보호하고, 증진하고, 통합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언급했다. 교황은 유럽 전체의 공동책임과 “유럽 대륙의 공정한 수용과 함께 지속가능하며 충분한 수의 합법적이고 정기적인 입국”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교황은 또 주요기준이 항상 인간의 존엄성을 보호하는 것이지 개인의 안위를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최근 감염병의 세계적 확산의 경험에서 우리가 배워야 했던 것처럼, 우리는 결코 혼자가 아니라 함께해야만 구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번역 이창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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