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제1회기 개최, 교황 “경청과 이해, 시노드 여정의 본질”
Salvatore Cernuzio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 재위 기간 중 다섯 번째로 열리는 이번 세계주교시노드(2014년과 2015년 ‘가정’을 주제로 각각 열린 임시총회와 정기총회 포함) 여정의 본질을 교황 ‘엑스’(X, 트위터의 새 명칭) 계정(@Pontifex) 트윗 메시지를 통해 시노드 개막 전날인 10월 3일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시노드 여정의 본질은 우리가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기본 진리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시노드 여정의 목표는 하느님의 뜻을 경청하고, 이해하고, 실천하는 것입니다.”
경청과 이해, 대화는 지난 2021년 10월 “아래로부터”라는 유례없는 방식으로 개막해 전 세계 모든 나라의 교구와 본당의 의견수렴을 거쳐 아시아, 아프리카, 미국, 중동 및 오세아니아 등 대륙적 성찰 단계로 이어진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의 기본원칙이다.
신임 추기경들과 시노드 총회 대의원들이 함께하는 미사
프란치스코 교황은 자신의 교황명 선택의 영감이 된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 축일인 10월 4일 오전 9시 성 베드로 광장에서 미사를 거행하며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제1회기를 개최했다. 앞서 9월 30일 열린 추기경회의에서 서임된 신임 추기경 21명을 포함한 추기경단 전체가 교황과 함께 미사를 집전했다. 총 464명의 시노드 총회 대의원도 참례했다. 이 가운데 365명은 주교들이고 나머지 54명은 처음으로 투표권을 행사하게 된 여성들이다. 또한 동방 교회 대표 20명과 교황이 임명한 중국 주교 2명도 포함됐다. 이들은 모두 이탈리아 라치오주 로마현에 위치한 작은 마을 사크로파노에서 열린 3일간의 피정(티모시 래드클리프 신부와 이냐치아 안젤리니 수녀의 묵상, 주교들의 미사 집전, 다양한 기도 시간으로 구성)을 마치고 로마로 돌아와 미사에 참례했다. 이 피정에서도 교황이 여러 차례에 걸쳐 강조한 바와 같이 시노드가 “의회”가 아니라는 점, 그리고 “정치적 정신이 아닌 교회적 정신”을 회복하길 바란다는 교황의 영적 차원을 되새기게 했다. 소통하는 데서 이 모든 것이 시작된다.
새로운 시스템
10월 4일 오후 과거처럼 새 시노드 홀이 아닌 바오로 6세 홀에서 본격적인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제1회기가 시작된다. 이날 오전 시노드 참가자들은 원형 테이블에서 번역 소프트웨어가 설치된 카메라와 태블릿을 사용해 문서를 읽고 또 내려 받으며, 발언권을 요청하거나 투표하는 방법을 소개받을 예정이다.
이는 “종이 낭비를 방지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는 친환경을 표방한다. 이는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가 총회 진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상쇄하기 위해 결정한 것으로, 누적된 “탄소 배출 부채”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탄소배출권”을 생성하는 프로젝트를 통해 조금이라도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도록 한 계획이다. 회칙 「찬미받으소서」(Laudato si') 후속 교황 권고 「하느님을 찬미하여라」(Laudate Deum)가 총회 개막일에 반포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마땅한” 조치다.
교황의 인사말로 시작한 정기총회 제1회기 전체회의
오후 4시15분 교황이 배석한 가운데 정기총회 제1회기 전체회의가 열렸다. 교황의 인사말 이후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총장 마리오 그레크 추기경과 주교대의원회의 총보고관 장 클로드 올러리슈 추기경의 보고가 이어진다. 올러리슈 추기경은 늦은 오후 모든 참가자들에게 시노드 활동의 기본문서인 「의안집」(Instrumentum Laboris)에 대해 설명한다. 이 문서는 앞서 교구 및 대륙별 단계에서 도출된 의견을 종합한 결과이자 전쟁, 불평등, 가난, 학대의 상처로 고통받거나 여성과 평신도의 역할을 새롭게 인식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교회의 언어를 쇄신하도록 요청하는 등 전 세계 교회들의 경험을 녹여낸 문서다.
성찰과 회의
오는 10월 5일부터 29일까지 5개 언어(영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프랑스어)로 나뉘어 열리는 21개 전체회의와 35개 소그룹 모임에서 다양한 성찰과 회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4주 동안 일정은 바오로 6세 홀이나 소그룹에서 이뤄지는 발표, 일치, 선교 정신, 교회의 권위에 대한 성찰, 최종문서에 포함될 방법론과 정교화 작업, 성 베드로 대성전 ‘성 베드로 사도좌’ 제대에서 거행되는 매일 미사 등으로 진행된다. 이번 총회 제1회기는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리는 이주민과 난민을 위한 기도(10월 19일, 교황 참여 예상)와 바티칸 정원에서 바치는 묵주기도(10월 25일) 등 특별한 순간도 마련돼 있다.
정기총회 제1회기는 오는 10월 29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교황의 주례로 거행되는 미사로 막을 내릴 예정이다.
번역 박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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