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시스티나 경당서 아기 16명에 유아세례 집전
Paolo Ondarza
1월 7일 주님 세례 축일은 아이들이 주인공인 날이다. 또한 아이들이 세례라는 큰 선물을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가르쳐 준다는 측면에서 우리 신앙의 스승이 되는 날이기도 하다.
신앙, 가장 아름다운 선물
프란치스코 교황이 주님 세례 축일에 시스티나 경당에서 16명의 아기에게 유아세례를 베풀고 즉석에서 간결하지만 핵심적인 말로 세례성사의 의미를 부모와 대부모들에게 설명했다. 이날 세례 받은 16명의 아기 가운데 한 쌍의 쌍둥이도 있었다.
“우리는 세례를 받기 위해, 우리 아이들에게 신앙이라는 선물을 전수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오늘 예식의 주인공은 이 아이들입니다. 아이들이 옹알거리고 기어다니고 소리쳐도 괜찮습니다. 이들이 이 예식을 주도해야죠. 왜냐하면 오늘은 아이들이 가장 아름다운 신앙이라는 주님의 선물을 받게 될 날이기 때문입니다.”
시스티나 경당의 작은 “콘서트”
교황은 이날 예식의 주인공이 아이들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의 말은 때때로 이날의 주인공인 아이들의 울음소리와 칭얼대는 소리로 중단되곤 했다.
“조용한 순간에도 한 명이 울면서 선창하면 이내 콘서트가 시작됩니다. 아이들이 울면 울음을 막지 말고 그냥 울게 내버려 두십시오. 배고파 하면 젖을 물려도 되고요. 그러면 조용해집니다. 또 아이들이 더워하면 옷을 벗겨도 됩니다. 열은 아이들에게 좋지 않으니까요.”
이 자리에 참석한 이들은 교황의 훈화에 귀를 기울였다. 또한 시스티나 경당의 장엄함은 이날 거행되는 성사와 공간에 대한 경외심을 불러 일으키는 가운데 집처럼 편안한 마음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아이들은 바닥을 기어 다니기도 하고, 먼저 세례를 받는 다른 아이들을 바라보거나, 엄마의 젖을 빨기도 했다. 이날 참석한 가족들은 모두 큰 기쁨을 만끽했다.
아이들, 신앙의 스승
교황은 이 아이들이 우리로 하여금 어떻게 신앙을 받아들여야 하는지 증거하는 스승이라며, 아이들의 “순수하고 열린 마음”을 강조했다. 교황은 30명의 부모와 대부모를 향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여러분의 삶이 이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길 빕니다. 아이들이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되고 그들의 성장에 동행하는 것, 이것이 바로 아이들 안에서 신앙이 자라날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을 이곳에 데려와 세례를 받게 한 여러분의 증거에 큰 감사를 전합니다.”
교황청 애덕봉사부(교황자선소) 장관 콘라드 크라예프스키 추기경과 바티칸 시국 위원회 위원장 겸 바티칸 시국 행정부 장관 페르난도 베르헤스 알사가 추기경이 이날 세례성사와 함께 거행된 미사를 교황과 함께 공동집전했다. 세례성사 예식은 흰 옷 입힘, 신앙고백, 촛불을 켜주는 예식 등 여러 가지 중요한 상징과 의미로 거행됐다.
신앙의 빛을 결코 꺼뜨리지 마십시오
교황은 촛불을 언급하며 이 중요한 상징을 보화처럼 간직할 것을 가족들에게 당부했다.
“시련의 순간을 마주할 때, 집에서 이 초에 불을 켜십시오. 어려운 순간에 이 촛불을 바라보십시오. 세례 때 받은 이 초는 그리스도인의 첫 시작으로 우리를 다시 이끌어 줄 것입니다. 우리 마음에서 이 불을 결코 꺼뜨리지 마십시오.”
세례는 생일과 같은 날
교황은 예식을 마치며 다시 한번 유아세례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 부모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아이들이 세례 받은 이 날짜를 생일처럼 언제나 기억할 수 있도록 하라고 당부했다.
“아이들이 크면서 세례 받은 날짜를 기억하도록 도와주세요. 이날은 새로 태어난 날입니다. 생일과 같은 날이죠. 세례를 통해 아이들은 그리스도인이 됐습니다. 매년 이날을 기념할 수 있도록 이 사실을 아이들에게 알려주세요.”
번역 이재협 신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용시에는 출처를 밝혀주시고, 임의 편집/변형하지 마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