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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께서는 가난한 이들을 희생시켜 배를 불리는 자들의 교만을 물리치십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8월 18일 연중 제20주일 삼종기도 훈화를 통해 성체를 가리켜 “하늘에서 내려온 빵”, “살아 있는 참된 빵”이라며 “한 번에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주술 같은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성체는 “우리의 물리적 굶주림이 아니라 마음 깊은 곳에서 느끼는 희망, 진리, 구원에 대한 굶주림을 채워주는”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양식이라고 덧붙였다. “하늘에서 내려온 빵은 우리의 모든 기대를 뛰어넘는 선물입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요한 6,51) 하고 간단하게 선언하시는 장면이 나옵니다.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예수님께서는 군중 앞에서 가장 흔하고 일상적인 음식인 빵과 당신 자신을 동일시하십니다. “나는 빵이다.” 이 말씀을 들은 몇몇 사람들 사이에서 말다툼이 벌어지기 시작합니다(52절 참조). 어떻게 자기 살을 우리에게 먹으라고 줄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도 그들처럼 이 질문을 던지지만, 우리는 경이로움과 감사의 마음으로 질문을 던집니다. 여기서 두 가지 마음가짐을 묵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바로 ‘경이로움’과 ‘감사’입니다. 이는 성체성사의 기적 앞에서 우리가 갖춰야 할 마음가짐입니다. 

첫 번째는 ‘경이로움’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은 우리를 놀라게 합니다. 사실 예수님께서는 언제나 우리를 놀라게 하십니다. 오늘날 우리의 삶 속에서도 예수님께서는 끊임없이 놀라움을 주십니다. 하늘에서 내려온 빵은 우리의 모든 기대를 뛰어넘는 선물입니다. 예수님의 방식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의심을 품습니다. 다른 사람의 살을 먹는다는 것은 불가능하고, 심지어 비인간적인 일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54절 참조). 하지만 예수님의 살과 피는 구세주의 인성입니다. 그것은 우리를 위한 생명의 양식으로 주어진 예수님의 생명 그 자체입니다.

이는 우리를 두 번째 마음가짐으로 이끕니다. 바로 ‘감사’입니다. 첫 번째가 경이로움이었다면, 이제는 감사입니다. 우리는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 그리고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사실을 깨닫고 감사하게 됩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 빵이 되십니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56절). 참 인간이신 그리스도께서는 우리가 살기 위해 먹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계십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도 알고 계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빵을 많게 하신 기적(요한 6,1-14 참조) 이후 더 큰 선물을 마련하십니다. 곧, 그분 스스로 참된 양식과 참된 음료가 되십니다(55절 참조). 주 예수님, 감사합니다! 우리 모두 마음을 다해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하늘에서 내려온 빵은 바로 우리를 위해 살이 되신 분, 곧 하느님 아버지께서 보내신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이 양식은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합니다. 우리의 물리적 굶주림이 아니라 마음 깊은 곳에서 느끼는 희망, 진리, 구원에 대한 굶주림을 채워주기 때문입니다. 성체성사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가장 깊은 필요를 채워주십니다. 그분께서는 당신의 생명으로 우리의 생명을 기르시어 우리를 구원하십니다. 그것도 영원히 말입니다. 예수님 덕분에 우리는 하느님과 친교를 이루고, 서로 친교를 이루며 살 수 있습니다. 살아 있는 참된 빵은 주술 같은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한 번에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가난한 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그리스도의 몸, 가난한 이들을 희생시켜 배를 불리는 자들의 교만을 물리치는 그리스도의 몸입니다. 

그러니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 스스로에게 물어봅시다. 나는 나뿐만 아니라 내 모든 형제자매들의 구원에 주리고 목말라 하는가? 성체를 모실 때 나는 그것이 자비의 기적임을 깨닫고, 우리를 위해 죽으시고 부활하신 주님의 몸 앞에서 경이로움을 느끼는가?

함께 성모님께 기도합시다. 성모님, 저희가 빵의 표징 안에 담긴 하늘의 선물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번역 이창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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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8월 2024, 02:09

삼종기도(三鐘祈禱, 라틴어 Angelus 안젤루스)는 예수님 강생(降生) 신비를 기억하면서 하루에 세 번 바치는 기도다. (이 기도를 바치라는 표시로) 아침 6시, 낮 12시, 저녁 6에 종을 세 번씩 치면서 기도한다. 안젤루스(Angelus)라는 명칭은 라틴어로 시작하는 삼종기도 “Angelus Domini nuntiavit Mariae(주님의 천사가 마리아께 아뢰니)”의 첫 단어인 안젤루스(Angelus)에서 유래됐다. 삼종기도는 예수 그리스도의 강생에 초점을 둔 세 개의 간단한 계응시구와 세 번의 성모송으로 구성된다. 또한 이 기도는 주일과 대축일 정오에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순례객들과 교황이 함께 바친다. 삼종기도를 바치기 전에 교황은 그날 독서에서 영감을 얻은 짤막한 연설을 한다. 기도를 바친 다음에 교황은 순례객들에게 인사한다. 주님 부활 대축일부터 성령 강림 대축일까지는 안젤루스 대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는 기도인 레지나 첼리(라틴어 Regina Coeli ‘하늘의 모후님’), 곧 부활 삼종기도를 바친다. 삼종기도는 세 번의 영광송을 바치면서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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