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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된 믿음과 기도는 마음과 정신을 열어줍니다. 닫힌 마음은 많은 폐단을 일으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8월 11일 연중 제19주일 삼종기도 훈화를 통해 예수님 당대 사람들이 경직된 사고방식과 자신들의 생각에 대한 집착으로 예수님을 메시아로 알아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우리가 주님의 말씀에 진정으로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이 같은 위험이 우리에게도 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 복음(요한 6,41-51)은 “나는 하늘에서 내려왔다”(요한 6,38 참조)는 예수님의 말씀에 대한 유다인들의 반응을 전해줍니다. 그들은 수군거렸습니다.

그들은 서로 수군거립니다. “저 사람은 요셉의 아들 예수가 아닌가?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도 우리가 알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 저 사람이 어떻게 ‘나는 하늘에서 내려왔다.’고 말할 수 있는가?”(요한 6,42) 그들은 이렇게 수군거립니다.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 봅시다. 그들은 예수님이 목수의 아들이고 그의 어머니와 친척들이 평범한 사람들, 그저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예수님이 하늘에서 내려올 수 없다고 확고하게 생각합니다. 그들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어떻게 하느님께서 이렇게 평범한 방식으로 당신 자신을 드러내실 수 있단 말인가?” 그들은 그분의 보잘것없는 출신 배경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믿음이 가로막혀 있으며, 따라서 그분에게서 배울 것이 없다는 편견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선입견과 편견이 얼마나 많은 폐단을 일으키는지요! 선입견과 편견은 진실한 대화를 방해하며, 형제자매들과의 친교를 가로막습니다. 선입견과 편견을 조심하세요! 그들은 경직된 사고방식을 고수하기 때문에 그 틀에 맞지 않는 것은 마음속에 받아들일 여지가 없습니다. 자신들이 안전하다고 여기는 것의 범주에 벗어나는 것들은 배제해 버립니다. 사실 우리도 종종 이러한 안락함에 갇혀, 마치 오래된 책처럼 먼지 쌓인 채로 닫혀 있곤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율법을 지키고 자선을 베풀며 단식과 기도 시간을 지키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리스도께서는 이미 여러 기적을 행하셨습니다(요한 2,1-11; 4,43-54; 5,1-9; 6,1-25 참조). 그런데도 그들이 그분을 메시아로 알아보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왜 이 모든 기적들이 도움이 되지 않는 걸까요? 왜냐하면 그들은 주님의 말씀을 듣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들의 생각이 맞다는 확신을 찾기 위해 종교적 관습을 이행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주님의 말씀에 마음을 닫고 자신들의 생각이 맞다는 것을 확인하는 데만 몰두하고 있습니다. 이는 그들이 예수님께 설명을 구하려 하지도 않고, 그저 서로 수군거리며 그들 스스로 맞다고 생각한 것을 서로 확인하는 데 그쳤다는 사실로도 드러납니다(요한 6,41 참조). 이렇게 그들은 자신들만의 난공불락의 요새에 갇혀버려, 도무지 믿을 수 없게 되어 버리는 것입니다. 마음을 닫는다는 것, 이것이 얼마나 많은 폐단을 일으키는지요!

우리는 이 지점에 늘 주의해야 합니다. 우리의 삶과 기도에서도 이런 일이 충분히 일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하시려는 말씀을 진심으로 들으려 하기보다는, 우리가 이미 품고 있는 생각이나 확신, 또는 편견을 확인받으려 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런 방식으로는 하느님을 진정으로 만날 수 없을 뿐 아니라, 그분의 빛과 은총을 받아들여 선을 행하고 그분의 뜻을 따르며, 닫힌 마음과 어려움을 이겨내는 데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믿음과 기도가 참되면 마음과 정신이 열립니다. 닫히지 않습니다. 누군가가 마음을 닫고 기도한다면, 그 믿음과 기도는 참된 것이 아닙니다. 

그러면 우리 스스로에게 물어봅시다. 나의 신앙생활에서, 나는 진정으로 내 마음을 고요히 하고 하느님의 말씀에 귀 기울일 수 있는가? 내 생각의 틀을 넘어 그분의 목소리를 받아들이고, 그분의 도움으로 내 두려움까지 극복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성모님, 저희가 주님의 목소리를 믿음으로 받아들이고 용감하게 그분의 뜻을 따를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번역 이창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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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8월 2024, 16:58

삼종기도(三鐘祈禱, 라틴어 Angelus 안젤루스)는 예수님 강생(降生) 신비를 기억하면서 하루에 세 번 바치는 기도다. (이 기도를 바치라는 표시로) 아침 6시, 낮 12시, 저녁 6에 종을 세 번씩 치면서 기도한다. 안젤루스(Angelus)라는 명칭은 라틴어로 시작하는 삼종기도 “Angelus Domini nuntiavit Mariae(주님의 천사가 마리아께 아뢰니)”의 첫 단어인 안젤루스(Angelus)에서 유래됐다. 삼종기도는 예수 그리스도의 강생에 초점을 둔 세 개의 간단한 계응시구와 세 번의 성모송으로 구성된다. 또한 이 기도는 주일과 대축일 정오에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순례객들과 교황이 함께 바친다. 삼종기도를 바치기 전에 교황은 그날 독서에서 영감을 얻은 짤막한 연설을 한다. 기도를 바친 다음에 교황은 순례객들에게 인사한다. 주님 부활 대축일부터 성령 강림 대축일까지는 안젤루스 대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는 기도인 레지나 첼리(라틴어 Regina Coeli ‘하늘의 모후님’), 곧 부활 삼종기도를 바친다. 삼종기도는 세 번의 영광송을 바치면서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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