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자카르타 교리 교사들에게 감사 “여러분은 교회의 원동력입니다”
Lorena Leonardi
“손을 맞잡고” 함께 걸어가려는 열망, 언어의 장벽을 허물고자 하는 소망, 자연을 비롯해 가난하고 약하며 소외된 이들, 장애와 함께 살아가는 이들, “가장 작은 이들”에 대한 공동의 관심, “대화의 다리”가 되려는 노력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인도네시아의 주교, 사제, 남녀 축성생활자, 신학생, 교리 교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해들은 신앙 나눔의 핵심주제다. 이번 만남은 9월 4일 오후(현지시간) 자카르타 성모 승천 대성당에서 열렸다.
거리는 멀지만 가까이
가장 먼저 신앙 나눔에 나선 사람은 인도네시아교구사제연합(UNINDO) 회장 막시 운 브리아 신부였다. 그는 교황의 인도네시아 사도 순방이 “인도네시아의 모든 지역 교회의 신자들을 함께 섬기며 ‘손을 맞잡고’ 걸어가려는 모든 교구 및 수도 사제에게 큰 축복”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다원주의 국가에서 가톨릭 교회는 신자들과 국가의 공동선을 증진하기 위해 헌신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교황과 그의 전임 교황들이 보여준 “아버지 같은 보살핌”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는 멀리 떨어져 있는 저희에게도 성 베드로 사도가 가까이 있다는 표지입니다.”
보편 교회와 더 깊이 일치를 이루며 조화롭게
‘가난한 글라라 선교사 성체 수녀회’ 리나 로잘리나 수녀는 인도네시아의 남녀 수도자들을 대표해 인사를 전했다. 로잘리나 수녀는 “인도네시아가 이렇게 넓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교회와 주교회의의 지지를 받으며 우리 사명 안에서 하나가 되어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희는 항상 교황님의 가르침을 배우려고 노력하지만, 안타깝게도 거리와 언어 장벽 때문에 로마에서 발행된 교회 문헌을 접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때가 있습니다.” 아울러 “우리가 노력하고 있지만 번역에는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우리는 지금도 교황 가르침 중 일부를 모국어인 인도네시아어(푸삿 바하사)로 읽을 수 있길 고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로잘리나 수녀는 “보편 교회와 더 온전하게 일치를 이루며 조화롭게 함께 걷고 싶다”는 소망을 거듭 강조한 후, 이탈리아어로 진행된 신앙 나눔을 멈추고 모든 수녀들이 교황에게 보내는 애정의 메시지를 스페인어로 전했다. “저희는 교황님을 매우 사랑합니다. 이렇게 가까이에서 목자로서 함께 해 주시는 교황님께 감사드립니다.” 신앙 나눔이 끝나자 교황은 잠시 로잘리나 수녀와 몇 마디를 주고받았다. 이어 다른 두 명의 신앙 나눔에 앞서 노래가 흘러나왔다.
교회의 원동력, 교리 교사
자카르타 성 오르솔라 초등학교 교사 겸 모후이신 성모 마리아 본당 교리 교사 아그네스 나탈리아 씨는 교황에 관한 몇 가지 생각을 공유했다. “교황님은 저에게 진정으로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를 떠올리게 하십니다. 교황님은 자연보호와 가난한 이들, 약한 이들, 소외된 이들, 장애와 함께 살아가는 ‘가장 작은 이들’에 대해 크나큰 관심을 보이고 계십니다.” 특별히 장애와 함께 살아가는 이들에 대한 교황의 배려를 강조한 나탈리아 씨는 교황이 지난 2020년 오스트리아 ‘존넨샤인 디 장트푈텐’ 외래 진료소의 자폐 아동을 바티칸에서 맞이할 당시 “우리 각자는 하느님 보시기에 아름답다”고 말했던 가르침을 되새겼다.
그녀가 신앙 나눔 후 교황에게 인사할 때 교황은 성 프란치스코와 자신이 “닮았다”는 부분에 대해 농담을 던졌다. 그런 다음 즉흥적으로 교리 교사들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했다. 교황은 “교리 교사들은 교회를 이끌어 나가는 첫 번째 사람들”이라며, 그 뒤로 수녀들, 사제들, 주교들이 따르지만 “교리 교사들은 교회의 원동력”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아프리카를 방문했을 때 한 공화국 대통령이 교리 교사인 자신의 아버지로부터 세례를 받았다고 이야기한 일화를 떠올리며 “신앙은 가정에서 전수되고, 사투리로 전해진다”고 강조했다. “교리 교사들은 어머니들, 할머니들과 함께 이 신앙을 이어갑니다. 교리 교사들에게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이분들은 모두 훌륭한 분들입니다.”
그리스도의 얼굴을 드러내는 대화의 다리
보고르의 레지나 파치스 고등학교 가톨릭 종교 교사 겸 보고르교구 교리교육위원회 위원 니콜라스 위자야 씨는 “이 땅의 다양한 문화 속에서 활동하는 교리 교사들에게 교황의 방문은 큰 격려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교황 회칙 「Fratelli tutti」를 인용하며, 교회가 사회에서 “다리”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교황에게 모든 교리 교사들이 “많은 사람들을 연결하는 다리가 될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 청하며, 이 다리를 통해 “대화의 선순환이 이뤄지고, 그리스도의 얼굴을 신앙과 형제애, 연민으로 드러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번역 박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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