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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관된 그리스도인은 기도를 이웃사랑으로 실천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9월 1일 연중 제22주일 삼종기도 훈화를 통해 하느님과의 관계를 외적인 행위로만 제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우리가 마음속으로 가난한 이들을 멸시하거나 일터에서 부정직하게 행동한다면, “자원봉사 몇 차례”를 실천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자비 없는 험담을 일삼는 것도 옳지 않다고 경고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 복음(마르 7,1-8.14-15.21-23 참조)에서 예수님께서는 정결한 것과 부정한 것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당시 사람들에게 정결과 부정은 매우 중요한 문제였으며, 주로 예식과 행동 규범을 엄격히 따르는 것과 관련이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부정하다고 간주되는 사물이나 사람과의 접촉을 피하려 했고, 만약 접촉이 있었다면 그러한 “오점”을 없애려고 했습니다(레위 11-15장 참조). 정결과 부정은 당대의 일부 종교인들에게 거의 강박에 가까운 개념이었습니다.

이러한 규범을 엄격히 지키던 몇몇 율법학자와 바리사이는 예수님을 비난했습니다. 제자들에게 손을 씻지 않고 더러운 손으로 음식을 먹게 하셨다는 이유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 제자들에 대한 그들의 질책을 오히려 “정결”의 참뜻을 가르치는 기회로 삼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정결이 외적인 예식과 연관된 것이 아니라, 무엇보다도 내적인 마음가짐과 연관되어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정결해지기 위해서는 손을 여러 번 씻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마음속에 탐욕, 시기, 교만과 같은 악한 감정이나 사기, 도둑질, 배신, 중상과 같은 나쁜 생각(마르 7,21-22 참조)을 품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형식적인 예식주의를 조심하라고 지적하십니다. 예식주의는 선을 자라게 하지 않으며, 때로는 자신과 다른 사람을 향한 사랑에 반하는 선택과 태도를 간과하거나 심지어 정당화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선택과 태도는 영혼에 상처를 입히고 마음을 닫게 만듭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이는 우리에게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미사를 마치고 성당 마당에 나와서도 곧바로 악의적이고 무자비한 험담을 일삼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그런 험담은 마음과 영혼을 망가뜨립니다. 그런 일을 해서는 안 됩니다! 미사 참례 이후에도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은 정말 잘못된 행동입니다! 혹은 기도할 때 경건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집에서 가족들을 냉담하게 대하거나 도움이 필요한 노부모를 소홀히 대하는 것도 옳지 않습니다(마르 7,10-13 참조). 이는 이중적인 삶입니다. 그렇게 살아서는 안 됩니다. 바리사이들이 바로 그렇게 행동했습니다. 겉으로는 깨끗해 보이지만, 자비로운 태도는 없었습니다. 또한 겉으로는 모두에게 바르게 행동하고 자원봉사나 자선활동 몇 차례를 실천하면서도, 마음속으로는 다른 사람들에 대한 미움을 품고 있거나 가난한 이들과 사회적으로 소외된 이들을 무시하고 일터에서 부정직하게 행동하는 것도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이렇게 행동하면 하느님과의 관계는 그저 외적인 행위에 그치게 됩니다. 그러면서 마음 깊은 곳에서는 하느님의 은총이 주는 정화의 작용을 받아들이지 못한 채, 사랑 없이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게 됩니다. 

그러나 우리는 더 위대한 목적을 위해 창조되었습니다.

우리 스스로에게 물어봅시다. 나는 신앙을 일관되게 살아가고 있는가? 곧, 교회에서 실천하는 것과 같은 마음가짐으로 교회 밖에서도 행동하고 있는가? 나는 생각과 말과 행위로 형제자매들을 존중하고, 기도할 때 말한 내용을 실제로 실천하고 있는가? 이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정결하신 어머니 성모님, 저희가 마음 깊이 느끼고 실천한 사랑을 통해 저희 삶이 하느님 마음에 드는 합당한 예배(로마 12,1 참조)가 되도록 도와주소서.

번역 이창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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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9월 2024, 10:17

삼종기도(三鐘祈禱, 라틴어 Angelus 안젤루스)는 예수님 강생(降生) 신비를 기억하면서 하루에 세 번 바치는 기도다. (이 기도를 바치라는 표시로) 아침 6시, 낮 12시, 저녁 6에 종을 세 번씩 치면서 기도한다. 안젤루스(Angelus)라는 명칭은 라틴어로 시작하는 삼종기도 “Angelus Domini nuntiavit Mariae(주님의 천사가 마리아께 아뢰니)”의 첫 단어인 안젤루스(Angelus)에서 유래됐다. 삼종기도는 예수 그리스도의 강생에 초점을 둔 세 개의 간단한 계응시구와 세 번의 성모송으로 구성된다. 또한 이 기도는 주일과 대축일 정오에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순례객들과 교황이 함께 바친다. 삼종기도를 바치기 전에 교황은 그날 독서에서 영감을 얻은 짤막한 연설을 한다. 기도를 바친 다음에 교황은 순례객들에게 인사한다. 주님 부활 대축일부터 성령 강림 대축일까지는 안젤루스 대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는 기도인 레지나 첼리(라틴어 Regina Coeli ‘하늘의 모후님’), 곧 부활 삼종기도를 바친다. 삼종기도는 세 번의 영광송을 바치면서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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