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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것을 붙드는 믿음으로 두려움을 이겨냅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11월 17일 연중 제33주일 삼종기도 훈화를 통해 환난과 위기, 실패를 겪을 때도 우리 삶과 역사를 희망적으로 바라보자고 초대했다. 교황은 잠시 스쳐 지나가고 말 것을 잃을까 두려워하지 말고 영원히 남을 것을 바라보며 기뻐하자고 말했다. 아울러 전쟁과 폭력, 자연재해로 인한 고통은 세상의 덧없는 것들에 집착하지 말라는 가르침을 준다며 “모든 것이 사라지겠지만, 우리가 일구고 사랑했던 것 중 그 무엇도 잃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큰 환난을 이렇게 설명하십니다. “해는 어두워지고 달은 빛을 내지 않을 것이다”(마르 13,24 참조). 이러한 고통 앞에서 많은 이들이 세상의 종말을 떠올릴 수 있겠지만, 주님께서는 이를 다르게 해석하실 기회로 삼으시며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하늘과 땅은 사라질지라도 내 말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마르 13,31).

‘사라지는 것’과 ‘남는 것’, 곧 ‘잠시 스쳐 지나가는 것’과 ‘영원히 남는 것’이라는 말씀의 깊은 의미를 함께 묵상해 보았으면 합니다.

먼저 ‘잠시 스쳐 지나가는 것’에 대해 살펴봅시다. 우리는 삶의 어떤 순간들, 깊은 시련의 골짜기를 지나거나 실패의 쓴잔을 마실 때가 있습니다. 또한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쟁, 폭력, 자연재해로 인한 고통을 볼 때 우리는 모든 것이 허망하게 무너져 내리는 절망을 느낍니다. 심지어 가장 아름답고 소중했던 것들조차 안개처럼 사라진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위기와 실패는 비록 고통스러워도 우리에게 귀중한 깨달음을 줍니다. 모든 것에 합당한 가치를 부여하는 법을 배우게 하고, 이 세상의 덧없는 것들에 마음을 빼앗기지 말라고 일러주기 때문입니다. 이 모든 것은 결국 사라지고 말 것이며, 해가 저물 듯 스러질 것입니다. 

동시에 예수님께서는 ‘영원히 남는 것’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모든 것은 사라지지만, 그분의 말씀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은 영원히 남습니다. 이처럼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구원과 영원한 생명의 약속이 담긴 복음을 믿으라고 초대하시며, 더 이상 죽음의 그늘에 짓눌려 살지 말라고 말씀하십니다. 참으로 모든 것이 사라져도 그리스도께서는 영원히 남아 계십니다. 그분 안에서,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는 언젠가 이 지상 여정에서 우리와 함께했다가 떠나간 모든 것과 모든 이를 다시 만나게 될 것입니다. 이 부활의 약속 안에서 모든 현실이 새로운 의미를 얻게 됩니다. 모든 것이 사라지고 우리도 언젠가는 죽겠지만, 우리가 일구고 사랑했던 것 중 그 무엇도 잃지 않을 것입니다. 죽음은 새 생명으로 가는 문이기 때문입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복음은 우리가 환난과 위기, 실패를 겪을 때도 잠시 스쳐 지나가고 말 것을 잃을까 두려워하지 말고, 영원히 남을 것을 바라보며 기쁨으로 우리 삶과 역사를 살아내라고 초대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위해 생명과 기쁨이 넘치는 미래를 마련하고 계신다는 것을 잊지 맙시다.

자기 자신에게 물어봅시다. 우리는 잠시 스쳐 지나가는 이 지상의 것들에 마음을 두고 있는가, 아니면 영원히 변치 않고 남아 우리를 영원한 생명으로 이끄는 주님 말씀 안에 머물고 있는가? 이 물음을 진지하게 묵상해 봅시다. 우리에게 참된 깨달음을 줄 것입니다.

하느님 말씀에 온전히 자신을 맡기신 성모님께서 우리를 위해 전구해 주시도록 기도합시다.

번역 이창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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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1월 2024, 15:22

삼종기도(三鐘祈禱, 라틴어 Angelus 안젤루스)는 예수님 강생(降生) 신비를 기억하면서 하루에 세 번 바치는 기도다. (이 기도를 바치라는 표시로) 아침 6시, 낮 12시, 저녁 6에 종을 세 번씩 치면서 기도한다. 안젤루스(Angelus)라는 명칭은 라틴어로 시작하는 삼종기도 “Angelus Domini nuntiavit Mariae(주님의 천사가 마리아께 아뢰니)”의 첫 단어인 안젤루스(Angelus)에서 유래됐다. 삼종기도는 예수 그리스도의 강생에 초점을 둔 세 개의 간단한 계응시구와 세 번의 성모송으로 구성된다. 또한 이 기도는 주일과 대축일 정오에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순례객들과 교황이 함께 바친다. 삼종기도를 바치기 전에 교황은 그날 독서에서 영감을 얻은 짤막한 연설을 한다. 기도를 바친 다음에 교황은 순례객들에게 인사한다. 주님 부활 대축일부터 성령 강림 대축일까지는 안젤루스 대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는 기도인 레지나 첼리(라틴어 Regina Coeli ‘하늘의 모후님’), 곧 부활 삼종기도를 바친다. 삼종기도는 세 번의 영광송을 바치면서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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