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사랑으로 가르치고 높은 이상을 품으십시오”
Alessandro Di Bussolo
“희망의 씨앗을 뿌리는 때”가 될 2025년 희년을 앞두고 “어린이, 청소년, 청년들을 신뢰와 공감으로, 예수님의 눈과 마음으로” 바라봐야 한다. 이들이 “세상과 교회의 현재이자 미래”이기 때문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10월 31일 오전 사도궁 콘치스토로 홀에서 ‘가톨릭액션교육운동’(MIEAC, 이하 가톨릭교육운동) 제11차 전국대회 참가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이 당부했다. 이날 교황의 연설은 그리스도 성심의 사랑에 관한 교황의 새 회칙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사랑하셨습니다」(Dilexit nos)의 정신이 깊이 반영돼 있었다. 교황은 연설에서 “사랑이야말로 진정한 가르침”이라며, 교육을 통해 “우리는 타인을 비롯해 우리 곁에 있거나 우리에게 맡겨진 이들에 대한 사랑을 표현한다”고 말했다. “모든 가르침의 시작과 끝은 사랑입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을 존중하십시오
교황은 100여 명에 달하는 참석자들 앞에서 “교육은 무엇보다 한 사람 한 사람을 고유한 인격체로 존중하고 그 존엄성을 꽃피우는 것”이라며 “개개인의 존엄성을 보호하고, 그들이 성장할 수 있는 관계적 환경 속에서 교육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가톨릭교육운동의 양성 프로젝트가 1990년 ‘가톨릭교사운동’(Movimento Maestri Cattolici)의 유산을 이어받은 이래로 “내면성, 초월성, 영성을 함양하도록 돕는” 전인 교육을 중심가치로 삼아왔다고 상기시켰다. 또한 가톨릭교육운동이 창의성을 바탕으로 “시대의 징표를 읽고”, “언제나 복음의 빛 안에서” 교육활동을 전개해 왔다고 덧붙였다.
미지의 땅을 걸어가는 그리스도교 교육
교황은 “시대적 대전환기”와 세속화의 물결 속에서 그리스도교 교육이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시대의 정신이 그 어느 때보다 분명히 드러나는 가운데” 교육 현장이 “전례 없는 새 지평”을 마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스도교 교육은 지금 미지의 땅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인간의 본성과 문화가 근본적으로 변화하는 이 시대에 우리는 하느님 말씀의 빛 안에서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높은 이상을 품으십시오
교황은 많은 가정과 학교, 본당 공동체, 교육단체들과 교육 현장에서 희망의 싹이 돋아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복잡한 미로와 같은 이 시대에도 넓은 마음으로 가르치는 교육자”가 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연설 원고를 내려놓고 깊은 의미가 담긴 메시지를 전했다. “미로에서 빠져나오는 길을 아시나요? 먼저, 결코 혼자 가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둘째로, 높은 곳에서 봐야 탈출구를 찾을 수 있습니다.”
“미로를 빠져나가려면 반드시 위에서 바라봐야 탈출구를 찾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결코 혼자 가서는 안 됩니다. 이 말의 의미를 깊이 새겨보길 바랍니다. 그리스도교 교육은 지금 변화의 물결이 휩쓸고 간 미지의 땅을 걷고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가정과 학교, 본당 공동체, 교육단체들과 교육 현장에서 전해오는 희망의 이야기들이 우리에게 빛이 되고 있습니다.”
넓은 마음의 교육자
교황은 “우리 곁의 아이들과 청년들, 성인들을 위해 넓은 마음을 지닌 교육자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좁은 마음으로는 부족합니다. 더 넓은 마음이 필요합니다. 수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그 앞에서 주저앉지 말고 높은 이상을 제시하는 데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어려움은 있을 것이고, 또 많을 것입니다.”
교육의 다양한 주체들과의 긴밀한 관계
교황은 이러한 “복잡한 시대의 미로” 속에서 길을 잃지 않으려면 “교육에 관여하는 다양한 주체들과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고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러한 관계가 가정과 교사들은 물론 체육 지도자와 교리 교사, 사제와 수도자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이어져야 한다며 “공공기관과의 협력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특히 “학생들 역시 교육 과정에서 수동적인 태도를 보여서는 안 되며 반드시 능동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이번 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교육의 이상과 실천방안에 대한 의지를 새롭게 다졌다고 평가했다.
“이는 인간을 진정으로 중심에 두고, 그 존재 자체가 지닌 양도할 수 없는 가치와 태초부터 부여받은 존엄성을 지키는 교육의 이상과 실천방안입니다. 인간은 언제나, 어떤 상황에서도 목적입니다. 인간은 어떤 이유로도 결코 수단으로 전락해서는 안 됩니다.”
삶으로 증거하며 동행하고 지원합시다
교황은 다가오는 희년을 앞두고 참석자들에게 마지막 당부를 남겼다. 교황은 어린이와 청소년, 청년들을 동행, 지원, 격려하며, 우리의 증거를 통해 “‘모든 이가 형제자매’가 되는 좋은 길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가톨릭 액션이 발간한 책 제목 “사랑이야말로 진정한 가르침”을 언급하며 그 정신을 잊지 말라고 당부했다. 강복에 앞서 교황은 “신뢰할 수 있는 스승이자 증인, 모두가 본받아야 할 그리스도인 교육자의 모범”인 가경자 주세페 라자티의 전구에 가톨릭교육운동을 의탁했다.
“사랑이야말로 진정한 가르침입니다. 이 말을 꼭 기억하십시오. 사랑 없이는 가르칠 수 없습니다. 가르칠 수 없고 말고요. 모든 가르침의 시작과 끝은 사랑입니다!”
번역 김호열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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