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스칼라브리니안 선교사 만남 “이주민은 희망의 덕을 일깨우는 스승”
Lisa Zengarini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늘날 “국경 폐쇄”로 난민과 이주민에 대한 “무관심”과 적대감이 더욱 심화되고 확산되는 현실을 강하게 비판하며 자비로운 대응을 촉구했다. 교황은 10월 28일 성 가롤로 보로메오 선교 수도회(별칭 스칼라브리니안 수도회) 제16차 총회 참가자들을 만나 “이주민은 우리의 환대와 동반 속에서 성장하고, 사회와 하나로 통합될 수 있도록 우리가 함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수도회는 2025년 희년 주제 “희망의 순례자들”을 올해 총회의 중심주제로 선정했다.
이주 여정, 신앙과 인류애를 배우는 귀한 배움터
교황은 이 주제를 바탕으로 희망의 덕목과 이 선교사들의 사명에 관한 세 가지 요소, 곧 이주민, 사목적 돌봄, 자선을 연결 지어 깊이 성찰했다.
먼저 교황은 이주민이 어떻게 우리에게 희망의 덕을 가르치는 스승인지 설명했다. 교황은 더 나은 삶을 꿈꾸며 고향을 떠나는 이주민들이 수없이 많은 거절과 문전박대를 마주하지만 쉽게 좌절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고향에 남은 가족을 향한 그들의 깊은 사랑이 때로는 그들을 굳건하게 합니다. 이는 우리에게도 많은 것을 가르쳐 줍니다.”
교황은 스칼라브리니안 선교사들이 “이주민들 속의 이주민”으로 살아가며, 이주민의 삶을 통해 배우고, 그들과 걸으며 깊은 연대를 이뤄나가도록 격려했다. 아울러 이것이 창립자 성 조반니 바티스타 스칼라브리니 주교의 가르침에 따라 이주민의 고단한 삶을 가까이에서 체험하고 그들의 진정한 동반자로 서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교황은 “이렇게 이들과의 상호작용과 대화를 통해 그들 안에 계신 그리스도를 맞아들이며 여러분은 서로에 대한 연대 안에서 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 과정에서 오직 하느님 한 분만을 신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약성경이 강조하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과부와 고아, 이방인은 하느님께서 각별히 돌보시는 이들입니다.”
교황은 새로운 미래를 꿈꾸며 떠나는 이주민의 열망이 종종 구원에 대한 깊은 갈망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주가 여러 어려움을 동반하지만 “신앙과 인류애를 배우는 귀한 배움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주민에 대한 사목적 돌봄
교황은 이주민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따뜻한 사목적 돌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이주민의 진정한 동반자가 되는 게 중요하다며 “적절한 지원이 마련될 때 이주는 성장의 순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교황은 스칼라브리니안 수도회의 변함없는 이주민 사랑과 헌신을 높이 평가했다. 아울러 이주민이 여정을 이어갈 인내와 회복의 힘을 유지하려면 그들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보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그리고 영적으로 취약해진 이들에게 가까이 다가가 그들의 아픔을 보듬어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주민이 희망을 잃지 않고 하느님께로 나아가는 여정을 이어갈 수 있도록 “물질적, 종교적, 인간적 차원에서 가까이 다가가는 효과적인 사목적 개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이주민의 여정에 신실한 동반자가 되어주는 하느님의 사랑 안에서 이주민이 삶의 여정을 통해 새로운 용기와 희망을 되찾을 수 있도록 가까이에서 함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령화 사회, 이주민의 역할이 절실합니다
교황은 또 출산율 저하와 급속한 고령화에 직면한 이탈리아를 비롯한 여러 선진국들이 인구 균형을 맞추기 위해 이주민을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배타적 시선을 거둡시다
교황은 고국의 불의와 전쟁, 기회 부족으로 어쩔 수 없이 떠나온 이주민들이 국경 폐쇄로 더욱 심각한 고통을 겪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들에게 자선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교황은 굶주림과 박해에서 벗어나 생존을 위해 떠나는 이주민들이 목숨을 잃거나 착취당하는 현실과 관련해 사회에 만연한 무관심을 다시 한번 강하게 질타했다.
교황은 성경의 토지 정의를 떠올렸다. 교황은 성경에는 땅을 원래 소유자에게 돌려주라는 희년 법규정이 있다면서, 오늘날에는 “모든 이의 존엄과 권리를 존중하는 자선활동을 통해” 이러한 정의를 실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황은 “배타적 고정관념을 거부하고, 출신과 상관없이 모든 이를 하느님께서 주신 유일무이하고 거룩하며 침해할 수 없는 귀한 존재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교황은 스칼라브리니안 수도회의 카리스마가 교회 안에서 살아 숨쉬고 있다며, 100여 년 전 성 조반니 바티스타 스칼라브리니 주교가 그들에게 맡긴 그 사명을 더욱 깊이 새기고 실천해 나가도록 격려했다.
번역 김태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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