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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자리는 섬김의 자리입니다. 약자를 일으켜 세우는 것이 참된 권위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11월 10일 연중 제32주일 삼종기도 훈화를 통해 몇몇 율법 학자들의 위선을 지적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풀이했다. 교황은 그들이 “명예와 권세를 등에 업고 다른 이들을 업신여겼다”며 “가식적인 체면과 율법주의라는 허울 뒤에 숨어 특권을 누렸다”고 말했다. 또한 “힘없는 이들의 등을 밟고 일어서며 부당한 이득을 취하고도 벌을 피해 가는” 부패한 행실을 보였다고 말했다. 교황은 “참된 권위란 자신을 낮추어 다른 이를 섬기는 것”이라며 “특별히 궁핍한 이들을 아버지와 어머니의 인자하고 자애로운 마음으로 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 복음(마르 12,38-44 참조)에서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 성전에서 몇몇 율법 학자들의 위선을 사람들 앞에서 꾸짖으십니다(38-40절 참조).

율법 학자들은 이스라엘 공동체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습니다. 성경을 읽고, 필사하며, 해석하는 임무를 수행했기에 사람들로부터 큰 존경과 공경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겉모습과는 달리, 그들의 행실은 종종 자신들이 가르치는 바와 일치하지 않았습니다. 말과 행실이 하나가 되지 못했던 것이죠. 실제로 일부 율법 학자들은 자신들이 누리는 명예와 권세를 등에 업고 다른 이들을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며 업신여겼습니다. 이처럼 사람을 낮추어 보는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입니다. 그들은 거만하게 처신하며 가식적인 체면과 율법주의라는 허울 뒤에 숨어 특권을 누렸고, 심지어는 과부와 같은 약자들의 가산을 착취하기까지 했습니다(40절 참조). 하느님 백성을 섬기기 위해 맡은 그 거룩한 소명을 오히려 다른 이들을 억압하고 이용하는 도구로 삼았던 것입니다. 기도마저도 주님과 만나는 거룩한 시간이 아닌,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의로움과 거짓 신심을 뽐내고 인정받으려는 수단으로 전락해 버렸습니다(40절 참조). 바리사이와 세리의 기도에 관한 예수님의 말씀을 다시 한번 마음에 새겨봅시다(루카 18,9-14 참조).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들 대부분은 부패한 이들로 살았습니다. 특히 힘없는 이들의 등을 밟고 일어서서 부당한 이득을 취하고도 벌을 피해 가는 것이 당연시되는 그릇된 사회와 종교 제도를 조장했던 것이죠.

예수님께서는 이러한 사람들을 멀리하고 “조심하라”(38절 참조)고 하시며 그들의 행실을 본받지 말라고 이르십니다. 그분께서는 당신의 말씀과 모범을 통해 권위의 참된 의미를 다르게 가르치십니다. 곧, 참된 권위란 자신을 낮추어 다른 이를 섬기는 것이며(마르 10,42-45 참조), 특별히 궁핍한 이들(루카 10,25-37 참조)을 아버지와 어머니의 인자하고 자애로운 마음으로 대하는 것입니다(루카 11,11-13 참조). 높은 자리에 있는 이들에게 자신의 지위에서 다른 이들을 낮추어 보며 멸시하지 말고, 그들에게 희망과 도움을 주어 일으켜 세우라고 가르치십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 자신에게 물어봅시다. 나는 내게 맡겨진 자리에서 어떻게 처신하고 있는가? 겸손하게 처신하는가, 아니면 내 지위를 내세우고 있는가? 사람들을 너그럽고 공손하게 대하는가, 아니면 무례하고 권위적으로 대하는가? 그리고 나는 가장 약한 이들을 어떻게 대하는가? 그들 곁에 머물며 그들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 몸을 굽힐 줄 아는가?

성모님께서 우리 마음속 위선의 유혹을 이겨내도록 도와주시길 빕니다. 예수님께서도 그들을 “위선자”라 부르셨듯이, 위선은 끊임없이 우리를 뒤흔드는 큰 유혹입니다. 또한 우리가 겉치레 없이 소박하게 선을 행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시길 빕니다.

번역 이창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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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1월 2024, 15:19

삼종기도(三鐘祈禱, 라틴어 Angelus 안젤루스)는 예수님 강생(降生) 신비를 기억하면서 하루에 세 번 바치는 기도다. (이 기도를 바치라는 표시로) 아침 6시, 낮 12시, 저녁 6에 종을 세 번씩 치면서 기도한다. 안젤루스(Angelus)라는 명칭은 라틴어로 시작하는 삼종기도 “Angelus Domini nuntiavit Mariae(주님의 천사가 마리아께 아뢰니)”의 첫 단어인 안젤루스(Angelus)에서 유래됐다. 삼종기도는 예수 그리스도의 강생에 초점을 둔 세 개의 간단한 계응시구와 세 번의 성모송으로 구성된다. 또한 이 기도는 주일과 대축일 정오에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순례객들과 교황이 함께 바친다. 삼종기도를 바치기 전에 교황은 그날 독서에서 영감을 얻은 짤막한 연설을 한다. 기도를 바친 다음에 교황은 순례객들에게 인사한다. 주님 부활 대축일부터 성령 강림 대축일까지는 안젤루스 대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는 기도인 레지나 첼리(라틴어 Regina Coeli ‘하늘의 모후님’), 곧 부활 삼종기도를 바친다. 삼종기도는 세 번의 영광송을 바치면서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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