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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들이 보여준 빛나는 길… 우리도 걸을 수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11월 1일 모든 성인 대축일 삼종기도 훈화를 통해 참행복을 따르는 성덕의 삶이 “하느님의 선물”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선물이 “우리의 응답”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주님께서 가르쳐 주신 대로, 우리가 이웃을 위한 봉사의 삶을 살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교회 안에는 드러나지 않는 성덕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세요! 대축일 축하드립니다!

오늘 모든 성인 대축일의 복음(마태 5,1-12 참조)에서 예수님께서는 참된 그리스도인을 증명하는 신분증에 대해 선포하십니다. 참된 그리스도인의 신분증이 무엇일까요? 참행복입니다. 행복 선언은 우리의 신분증이자 성덕으로 가는 길이기도 합니다(교황 권고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Gaudete et exsultate), 63항 참조).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사랑의 길을 보여주십니다. 그분께서 사람이 되셔서 먼저 걸으신 이 길은 우리에게 주어진 ‘하느님의 선물’인 동시에 ‘우리의 응답’을 요구합니다. 선물이자 응답입니다.

‘하느님의 선물’이라 하는 까닭은, 바오로 사도의 말씀처럼 우리를 거룩하게 하시는 분이 하느님이시기 때문입니다(1코린 6,11 참조). 그래서 우리는 무엇보다 주님께 우리를 거룩하게 해 주시기를, 우리 마음을 당신 마음과 같게 해 주시기를 청합니다(회칙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사랑하셨습니다」(Dilexit nos), 168항 참조).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은총으로 우리를 치유하시고, 그분께서 우리를 사랑하시는 것처럼 우리가 타인을 사랑하는 데 방해가 되는 모든 것에서 자유롭게 해 주십니다(요한 13,34 참조). 복자 카를로 아쿠티스가 말한 것처럼 “하느님을 위한 자리를 내어드리기 위해 나를 비우는” 삶으로 이끌어 주십니다. 

이것이 두 번째 측면인 우리의 ‘응답’으로 이어집니다. 실로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는 당신의 거룩함을 우리에게 베푸시지만, 절대 강요하지는 않으십니다. 그분께서는 거룩함을 우리 안에 심어주시고, 우리로 하여금 그 맛을 느끼고 그 아름다움을 보게 하시지만, 이후에는 우리의 응답을 기다리십니다. 당신의 선한 영감을 따르고, 당신 계획에 동참하며, 당신의 마음을 우리의 것으로 삼을 자유를 우리에게 주십니다(「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사랑하셨습니다」, 179항 참조). 그분께서 가르치신 대로, 더욱 보편적이고 열린 사랑으로 모든 이를 위해, 온 세상을 위해 봉사하도록 하십니다.

이 모든 것을 우리는 성인들의 삶에서, 우리 시대의 성인들에게서도 볼 수 있습니다. 아우슈비츠에서 사형 선고를 받은 한 가장을 대신해 죽겠다고 자청한 성 막시밀리아노 콜베 신부, 가난한 이들 중에서도 가장 가난한 이들을 위해 일생을 바친 콜카타의 성녀 마더 테레사 수녀, 권력자들의 횡포에 맞서 가난한 이들의 권리를 수호하다 제대에서 순교한 성 오스카 로메로 대주교를 떠올려 봅시다. 우리는 이처럼 수많은 성인들의 명단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공식적으로 공경하는 성인들뿐만 아니라, 제가 “옆집의 성인들”이라고 즐겨 부르는 이들, 곧 일상 속에서 묵묵히 그리스도인의 삶을 살아나가는 이들도 있습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교회 안에는 드러나지 않는 성덕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참행복의 정신으로 살아가는 수많은 형제자매들을 알아보도록 합시다. 가난한 이들, 온유한 이들, 자비로운 이들, 의로움에 주리고 목마른 이들, 평화를 이루는 이들입니다. 이들은 “하느님으로 충만한” 사람들이며, 이웃의 필요에 무관심할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우리도 따를 수 있는 눈부신 길을 보여주는 증거자들입니다.

이제 우리 자신에게 물어봅시다. 나는 기도 중에 거룩한 삶의 은총을 하느님께 청하고 있는가? 나는 성령께서 내 안에 불러일으키시는 선한 충동에 이끌리고 있는가? 나는 내 삶의 자리에서 복음의 참행복을 실천하기 위해 앞장서고 있는가?

모든 성인의 모후이신 성모님, 저희의 삶이 성덕의 여정이 되도록 도와주소서.

번역 이창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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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11월 2024, 15:09

삼종기도(三鐘祈禱, 라틴어 Angelus 안젤루스)는 예수님 강생(降生) 신비를 기억하면서 하루에 세 번 바치는 기도다. (이 기도를 바치라는 표시로) 아침 6시, 낮 12시, 저녁 6에 종을 세 번씩 치면서 기도한다. 안젤루스(Angelus)라는 명칭은 라틴어로 시작하는 삼종기도 “Angelus Domini nuntiavit Mariae(주님의 천사가 마리아께 아뢰니)”의 첫 단어인 안젤루스(Angelus)에서 유래됐다. 삼종기도는 예수 그리스도의 강생에 초점을 둔 세 개의 간단한 계응시구와 세 번의 성모송으로 구성된다. 또한 이 기도는 주일과 대축일 정오에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순례객들과 교황이 함께 바친다. 삼종기도를 바치기 전에 교황은 그날 독서에서 영감을 얻은 짤막한 연설을 한다. 기도를 바친 다음에 교황은 순례객들에게 인사한다. 주님 부활 대축일부터 성령 강림 대축일까지는 안젤루스 대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는 기도인 레지나 첼리(라틴어 Regina Coeli ‘하늘의 모후님’), 곧 부활 삼종기도를 바친다. 삼종기도는 세 번의 영광송을 바치면서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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