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작시오교구 성모 승천 대성당에서 주교, 사제, 수도자들을 만난 뒤 삼종기도를 바치는 교황 아작시오교구 성모 승천 대성당에서 주교, 사제, 수도자들을 만난 뒤 삼종기도를 바치는 교황  (VATICAN MEDIA Divisione Foto)

교황, 아작시오 방문 “우크라·러시아는 서로를 보듬어야”

프란치스코 교황이 12월 15일 프랑스 아작시오교구 성모 승천 대성당에서 주교, 사제, 남녀 수도자들과의 만남을 마치고 대림 제3주일 삼종기도를 바쳤다. 삼종기도 훈화에서 교황은 세계 곳곳을 피로 물들이는 분쟁들을 언급하고, 인도양의 프랑스령 마요트섬을 강타한 초강력 사이클론으로 피해를 입은 이들을 위해 기도했다.

Alessandro De Carolis

여느 때처럼 성 베드로 광장의 창가도, 수천 명의 신자가 확성기 소리에 귀 기울이는 광장도 아니었다. 이날 고요한 성당 안에 울려 퍼진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씀은 여전히 깊은 울림을 남긴다. 중동에서 유럽, 아시아에서 총성이 울리고 생명이 스러져가는 모든 곳을 교황은 매주 한결 같은 마음으로 기도 안에 새긴다. 교황은 12월 15일 제47차 해외 사도 순방 오전 일정을 마무리하는 삼종기도를 바칠 때도 예외를 두지 않았다. 프랑스령 코르시카 섬 아작시오에서 교황은 현지 사제와 수도자들을 향한 연설을 마친 후, 대림 제3주일 삼종기도를 바치기에 앞서 평화를 위한 간절한 호소를 전했다.

“지중해의 품에 있는 모든 땅에 평화가 깃들길 바랍니다. 특히 성모님께서 구세주를 세상에 내어주신 거룩한 땅에 평화가 임하길 빕니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레바논과 시리아를 비롯한 중동지역 전체의 평화를 빕니다!”

형제든 사촌이든, 서로 보듬어야 합니다

교황은 언제나 그렇듯이 “고통받는 미얀마”를 기억했다. 이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을 언급하며 동족상잔의 비극에 깊은 애통함을 표명했다. 

“거룩하신 하느님의 어머니 성모님, 우크라이나 사람들과 러시아 사람들이 간절히 바라는 평화를 위해 기도해 주소서. 제가 ‘그들은 형제입니다’라고 말하면, 누군가는 ‘아니요, 그들은 형제가 아니라 사촌입니다’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형제든, 사촌이든 그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다만 서로를 이해하고 화해하는 길을 찾을 수 있길 바랍니다.”

사이클론 ‘치도’ 희생자들을 위한 기도

교황은 “전쟁은 언제나 패배만 남긴다”는 원칙이 수도자 공동체와 본당 안에서 일어날 수 있는 크고 작은 다툼에도 적용된다고 말했다. 끝으로 교황은 인도양의 프랑스령 마요트 섬을 강타한 초강력 사이클론 ‘치도’의 참사 현장을 떠올렸다. 이번 재난으로 15명이 사망하고 25명이 부상을 입었다. 교황은 그들 모두에게 “영적으로 함께한다”며 깊은 위로를 전했다.

번역 이정숙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용시에는 출처를 밝혀주시고, 임의 편집/변형하지 마십시오)

15 12월 2024, 00: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