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권고 「사랑하는 아마존」 언론 브리핑 “사랑해야 구할 수 있습니다”
Vatican News / 번역 김단희
교황청 공보실은 2월 12일 수요일 기자회견을 열고 ‘범아마존 지역에 관한 세계주교대의원회의 특별회의(이하 아마존 시노드)’ 후속 교황 권고 「사랑하는 아마존」(Querida Amazonia)을 공개했다. ‘마리아의 종 보속 수녀회(Reparatrix Sisters Servants of Mary)’ 총대리 아우구스타 지 올리베이라(Augusta de Oliveira) 수녀는 이번 후속 권고에 교회가 아마존 지역 거주민의 곁을 지키는 방법이 제시돼 있다고 말했다.
올리베이라 수녀가 소속된 수도원은 범아마존 지역과 100년을 함께해 왔다. 그는 후속 권고가 아마존 지역의 빈민, 토착 원주민, 흑인, 여성의 존엄 및 인권 수호의 사명을 실현하는 데 귀한 도구로 쓰일 것이라면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아울러 지난 10월에 열린 아마존 시노드에서도 이 약자들에 관한 내용을 비롯해 평신도의 역할을 새롭게 인식해야 한다는 점 등이 중요하게 다뤄진 바 있다고 지적했다.
생명의 외침
올리베이라 수녀는 아마존 지역 9개국 교회 네트워크 ‘범아마존 교회 네트워크(REPAM)’를 비롯한 여러 단체들이 아마존 시노드에서 나눈 다양한 경험과 일화를 언급하고, 이를 “생명의 외침”이라고 정의했다.
이어 교황이 후속 권고에서 언급한, “수십 년 간 사제의 왕래가 없는” 가운데서도 신앙을 전파하고 교회를 유지해온 “굳건하고 너그러운” 여성들을 기억했다.
올리베이라 수녀는 앞으로도 동료 수녀들과 함께 위험에 처한 아마존 지역의 모든 생명을 보호하는 데 헌신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마존 가장 깊숙한 오지에서도 수녀들이 활동하고 있다면서, 15년 전 브라질 파라 주(州) 아나푸 지역에서 산림 보호에 힘쓰다 피살된 도로시 스탱(Dorothy Stang) 수녀를 언급했다. “언제나 농민과 노동자의 편이던 스탱 수녀님은 손에 성경을 든 채 돌아가셨습니다.”
끝으로 올리베이라 수녀는 후속 권고에서 교황이 언급한 사회적, 문화적, 생태적, 사목적 영역의 네 가지 원대한 꿈들이 일련의 변화와 활동에 힘을 실어 주었다면서, 이 시노드 여정을 이끌어준 교황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어 교황청립 그레고리오대학 영성신학과 교수 아데우손 아라우주 도스 산투스(Adelson Araújo dos Santos) 신부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후속 권고 내용에 관해 설명했다.
산투스 신부는 후속 권고의 시적 표현방식과 관련해 “사랑한다면 돌보는 것이 마땅하므로, 우리 형제자매와 환경을 돌보자”는 교황의 절박한 호소와 신자들에 대한 사랑을 잘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 개의 “꿈”
산투스 신부는 교황이 선택한 “꿈”이라는 단어에 주목하고, 성경에서 꿈이란 “하느님께서 당신의 계획을 계시하는 자리”라는 점을 지적했다.
이어 교황이 언급한 이 네 개의 “꿈들”에 아마존 시노드 최종 문서가 촉구하는 ‘회심’의 가치가 담겨있음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주교 시노드 사무처 사무총장 로렌초 발디세리(Lorenzo Baldisseri) 추기경은 지난 2017년 10월 15일 주일 교황의 아마존 시노드 선언에서부터 올해 후속 권고 발표에 이르기까지 시노드 여정 전반을 파악하고 관리해 왔다.
한 걸음씩
발디세리 추기경은 이 가운데서도 특별히, 아마존 지역 하느님 백성과 더불어 폭넓은 협의를 나눴던 시노드 준비모임 기간과, 주교들을 비롯해 25명의 전문가와 16명의 토착 원주민 대표단이 함께했던 아마존 시노드 기간을 언급했다.
발디세리 추기경은 이런 여정들을 거쳐 최종 문서가 도출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그룹 회의의 논의와 수정 내용을 반영해 초안이 마련되면, 문서는 전체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 교황에게 위임되며, 교황의 의지에 따라 일반에 공개된다.
교황령 「주교들의 친교」(Episcopalis Communio)와 관련한 질문에 발디세리 추기경은, 아마존 시노드 최종 문서에 “일정한 도덕적 권위(a certain moral authority)”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교황의 통상 교도권(Papal ordinary magisterium)에 부합하는 것은 아니라고 분명히 말했다.
교황청 공보실장 마태오 브루니(Matteo Bruni)도 이 점을 강조하고 “교황 권고는 통상 교도권에 부합하나 최종 문서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브루니 실장은 또 “최종 문서의 모든 내용은, 베드로의 후계자인 교황의 통상 교도권의 권위를 지니는 후속 권고 「사랑하는 아마존」에 의존해 해석해야 하며” 최종 문서의 적용도 이와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교황 권고의 경우 라테라노 대성전에서 교황이 문헌에 서명을 하는 만큼, 특별한 사목적 함의를 지닌다고 덧붙였다.
2007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이자 기후변화 전문가인 카를루스 노브리(Carlos Nobre) 교수는 “누구도 소외시키지 않는 발전 모델”을 제시하는 후속 권고를 환영했다.
그는 토착 원주민들이 간직하고 있는 고대의 지혜와 현대의 새로운 기술을 통합해, 완전한 보존의 길도 고강도 개발의 길도 아닌 제3의 길, 파괴 없이 아마존 지역을 양성하는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아마존 시노드 특별 서기 겸 페루 푸에르토 말도나도 대목구장 다비드 마르티네스 데 아기레 기네아(David Martinez de Aguirre Guinea) 주교는 기자 회견에 영상 메시지를 보내 2018년 교황의 아마존 방문으로 시작된 아마존 시노드의 역사를 떠올렸다.
아마존에 전하는 러브레터
아마존 시노드 특별 서기 마이클 체르니(Michael Czerny) 추기경은 후속 권고 「사랑하는 아마존」이, 아마존의 아름다움에 대한 경이와 열대 우림 파괴에 대한 슬픔을 표현하고 있는 ‘러브레터’라고 말했다.
이어 교황이 아마존의 아름다움과 사랑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면서, 마치 러브레터처럼 시작하는 아마존 시노드 후속 권고를 통해 “사랑해야 구할 수 있다”는 진리를 다시금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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