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빈민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빈민가  (ANSA)

카치아 대주교 “빈곤, 담대한 행동으로 근절해야 할 난제”

유엔 주재 교황청 상임 옵서버 가브리엘레 카치아 대주교가 뉴욕에서 개최된 지속가능발전에 관한 유엔 고위급회담 정치 포럼에서 “개발도상국이 자국민을 위해 투자할 수 있는 재정을 마련하도록 부채 구조조정 전략을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L’Osservatore Romano

현재 추세가 이어진다면, 유엔의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2030 의제가 전망한 대로 향후 6년 내에 전 세계 국가 중 3분의 1만이 국가 빈곤 문제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많은 개발도상국의 경우 빈곤을 ‘다각도로’ 해결하려는 노력은 시도할 엄두도 내지 못한다. 개발도상국에서는 지속불가능한 부채 상환을 위해 귀중한 자원을 전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유엔 주재 교황청 상임 옵서버 가브리엘레 카치아 대주교는 뉴욕에서 개최된 지속가능발전에 관한 유엔 고위급회담 정치 포럼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연설했다. 카치아 대주교는 빈곤이 “여전히 우리가 직면한 크나큰 글로벌 도전과제”라고 강조하면서, 단순히 “재정 자원”만의 문제가 아니라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육, 위생, 치안 등 수많은 사람들이 매일 경험하는 비금전적 결핍을 해결하는 글로벌 정책에 발맞춰 금융 조치를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치아 대주교는 실제로 선진국의 필수 서비스 공공지출 비율과 개발도상국의 공공지출 비율 사이에는 “상당한 격차”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채 문제와 관련한 “대담하고 혁신적인” 조치를 취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카치아 대주교는 “상환 능력이 없는 국가의 부채를 탕감”하는 데 동의해 달라고 선진국에게 호소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발언을 인용하며, 개발도상국이 “자국민을 위해 투자할 수 있는 재정을 마련하도록 부채 구조조정 전략을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치아 대주교는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기아와 영양실조가 경고 수준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경제위기, 기후변화, 전쟁 등은 취약한 상황에 놓인 이들의 삶을 악화시킨다며 “기아 없는 세상에 대한 전망을 밀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긴급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에서 가톨릭 교회를 비롯한 민간단체의 역할이 중요하다. 카치아 대주교는 예컨대 교회의 여러 기관, 사업, 자선단체가 무료 급식 등의 활동을 전개할 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함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럼에도 단기적 해결책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며, 기아 문제를 해결하고 식량 체계를 혁신하기 위해서는 식량 생산과 유통 분야에서 “지속가능발전, 회복탄력성, 형평성”을 보장하도록 “절박한 마음으로 행동에 나서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번역 이재협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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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7월 2024, 2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