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인도주의 통로 통해 이탈리아 도착한 아프리카 난민 97명
Michele Raviart
올해 서른 살의 아이샤는 네 자녀를 둔 어머니다. 가장 큰 아이가 세 살이며, 그 아래로 두 살배기 쌍둥이와 6개월된 아기가 있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인 그녀는 지중해를 건너 유럽에 도착하려고 6번이나 시도했으나 매번 리비아로 송환됐고 그렇게 4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 세월 동안 그녀는 사막을 건너 도착한 이들이 머무는 수용소의 열악한 조건에서 살아남았다. 아이샤의 가족은 인도주의 통로를 통해 3월 5일 이탈리아 로마 피우미치노 공항에 도착한 에리트레아, 에티오피아, 시리아, 소말리아, 수단, 남수단 난민 97명 가운데 5명이다.
리비아에서 출발한 첫 비행기
97명의 난민과 함께 리비아를 출발해 로마에 도착한 비행기는 이탈리아 정부가 유엔난민기구(UNCHCR), 산 에지디오 공동체, 이탈리아복음주의교회연합, 이주민 건강 증진 및 빈곤과 질병 퇴치를 위한 이탈리아 국립 연구소(INMP)와의 협력으로 승인한 새로운 입국 프로토콜에 따라 이탈리아에 도착한 첫 비행편이다. 이탈리아 정부는 향후 몇 년 내로 1500명이 이탈리아에 입국해 이탈리아 전역의 시설과 가정에 머물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성인들은 이탈리아어 교육과정을 거친 뒤 일자리를 찾게 될 것이다.
새로운 삶의 여정
산 에지디오 공동체 마르코 임팔라초 총재는 「바티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들은 이미 수년 동안 리비아에 머물렀던 취약한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람들은 새로운 삶을 찾아 나서는 여정에서 많은 고통을 겪었을 뿐 아니라 수용소에서도 많은 고생을 했습니다. 아프리카의 다양한 나라 출신인 이 사람들은 많은 역경을 뚫고 리비아로 온 진정으로 도움과 환대가 필요한 사람들입니다. 대부분 병자인 이 사람들은 치료를 받으면서 자신들의 미래를 위한 길을 찾아야 합니다. 이곳 이탈리아에서 이들은 도움을 받게 될 것이며, 무엇보다 새로운 삶의 여정을 위해 환대하는 지역 공동체와 통합을 이뤄낼 것입니다.”
유엔난민기구, 리비아는 안전한 피난처 아니다
리비아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엔난민기구는 수개월의 기다림 끝에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만났다. 교황청·이탈리아·산 마리노 공화국 주재 유엔난민기구 대표 키아라 카르돌레티는 “리비아는 안전한 피난처가 아니”라고 말했다. “리비아는 난민들에게 여전히 매우 까다로운 나라입니다. 아직까지도 난민 문제는 크게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리비아는 난민과 관련한 1951년 협약에 서명하지 않았고, 오늘날에도 수용시설 내 남녀 모두에게 심각한 폭력을 행사하는 등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나라입니다.” 2017년 이후 인도주의 통로를 통해 약 8000명의 난민이 이탈리아, 프랑스, 벨기에에 도착했다. 이는 여전히 이주민 문제에 대응하는 방식 중 몇 안 되는 합법적 방법 가운데 하나다.
번역 이재협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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