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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 속에서도 예수님께 매달려 평화를 찾읍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6월 23일 연중 제12주일 삼종기도 훈화를 통해 우리 곁에 계신 주님과 함께라면 시련의 순간에도 더욱 용기를 낼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 복음은 티베리아 호숫가에서 제자들과 함께 배를 타고 가시는 예수님을 보여줍니다. 갑자기 거센 돌풍이 들이닥쳐 배가 침몰할 위험에 처합니다. 배 고물에서 베개를 베고 주무시고 계시던 예수님께서 깨어나시어 바람을 꾸짖으시자 모든 것이 다시 고요해졌습니다(마르 4,35-41 참조). 

하지만 사실 예수님께서는 스스로 깨어나신 게 아니라 제자들이 깨운 것입니다! 제자들은 큰 두려움에 사로잡혀 예수님을 깨웠습니다. 전날 저녁,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배를 타고 호수를 건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제자들은 경험이 많은 전문가였고, 어부였습니다. 배는 그들의 삶의 터전이었지만, 폭풍으로 인해 어려움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시험에 들게 하시려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분은 그들을 홀로 내버려두지 않으시고 배에서 그들과 함께 계시되 평온하게, 심지어 잠도 주무십니다. 그리고 폭풍이 몰아칠 때 그분은 당신의 현존으로 그들을 안심시키시고 용기를 북돋아주시며, 위험을 이겨낼 수 있도록 동행하시고 더 큰 믿음을 독려하십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렇게 물을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왜 이렇게 행동하실까?

제자들의 ‘믿음을 굳건히’ 하고 그들이 ‘더 용기를 내도록’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실제로 제자들은 이 체험을 통해 예수님의 권능과 그분의 현존을 더 잘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그들은 복음 선포에 따르는 두려움을 포함해 장애물과 어려움에 더 강인하고 더 기꺼이 직면할 준비가 되었던 것입니다. 주님과 함께 이 시련을 이겨낸 그들은 모든 이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십자가와 순교까지 각오하고 다른 많은 어려움을 어떻게 마주할 것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도 그렇게 행하십니다. 특히 성체성사 안에서 말이죠. 곧, 우리를 당신 주변에 모으시고, 우리에게 당신의 말씀을 들려주시며, 당신의 몸과 피로 우리를 기르신 다음, 우리가 들었던 모든 것을 전하고 우리가 받은 것을 일상에서, 심지어 어려운 상황에서도 모든 이와 나누라고 초대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역경을 없애주지는 않으시지만, 결코 우리를 버리지 않으시며 우리가 역경에 맞서도록 도와주십니다. 그분은 우리에게 용기를 주십니다. 그래서 우리도 그분의 도움으로 역경을 극복하면서 그분께 매달리고, 우리의 능력을 훨씬 뛰어넘는 그분의 권능을 신뢰하며, 용기와 넓은 마음으로 불확실성과 망설임, 닫힌 마음과 선입견을 극복하는 법을 배워 하늘나라가 여기에 있다고, 우리 곁에 계시는 예수님과 함께라면 모든 장벽을 넘어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모든 이에게 말하는 법을 조금씩 배워나갈 수 있게 됩니다.

그렇다면 스스로에게 물어봅시다. 시련이 닥쳤을 때, 내 삶에서 주님의 현존과 도우심을 체험했던 때가 언제인지 기억할 수 있는가? 생각해 봅시다. 폭풍이 닥쳤을 때, 나는 그 혼란에 휩쓸려버리고 마는가, 아니면 그분께 매달려 내면의 폭풍을 이겨내는가? 나는 기도와 침묵, 말씀 경청, 성체조배와 믿음의 형제적 나눔으로 잔잔함과 평온을 되찾을 수 있는가? 

겸손과 용기로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이신 성모님께서 어려운 순간에도 우리가 주님 안에 평온히 머무를 수 있도록 도와주시길 빕니다.

번역 이창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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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6월 2024, 10:16

삼종기도(三鐘祈禱, 라틴어 Angelus 안젤루스)는 예수님 강생(降生) 신비를 기억하면서 하루에 세 번 바치는 기도다. (이 기도를 바치라는 표시로) 아침 6시, 낮 12시, 저녁 6에 종을 세 번씩 치면서 기도한다. 안젤루스(Angelus)라는 명칭은 라틴어로 시작하는 삼종기도 “Angelus Domini nuntiavit Mariae(주님의 천사가 마리아께 아뢰니)”의 첫 단어인 안젤루스(Angelus)에서 유래됐다. 삼종기도는 예수 그리스도의 강생에 초점을 둔 세 개의 간단한 계응시구와 세 번의 성모송으로 구성된다. 또한 이 기도는 주일과 대축일 정오에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순례객들과 교황이 함께 바친다. 삼종기도를 바치기 전에 교황은 그날 독서에서 영감을 얻은 짤막한 연설을 한다. 기도를 바친 다음에 교황은 순례객들에게 인사한다. 주님 부활 대축일부터 성령 강림 대축일까지는 안젤루스 대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는 기도인 레지나 첼리(라틴어 Regina Coeli ‘하늘의 모후님’), 곧 부활 삼종기도를 바친다. 삼종기도는 세 번의 영광송을 바치면서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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