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위일체는 이해하기 힘든 신비이지만, 우리가 살아가야 할 본질적인 조화입니다”
번역 이창욱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세요!
우리는 오늘 이 대축일을 통해 하느님을 기념합니다. 곧 유일한 하느님의 신비를 기념합니다. 이 하느님은 바로 성부와 성자와 성령이십니다. 위격은 세 분이시지만, 하느님은 한 분이십니다! 성부도 하느님이시고, 성자도 하느님이시며, 성령도 하느님이십니다. 하지만 세 분의 하느님을 말하는 게 아니라, 세 위격을 지니신 유일한 한 분이신 하느님을 말합니다. 이것이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계시하신 신비입니다. 곧 성삼위입니다. 오늘 이 신비를 거행하기 위해 잠시 살펴봅시다. 왜냐하면 위격(persona)이란 하느님을 표현하는 형용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런 게 아닙니다. 참되고, 다양하고, 서로 구별되는 위격들입니다. 성삼위는 철학자가 말하는 것처럼 “하느님의 유출”이 아닙니다. 결코, 그런 것이 아닙니다! 세 분의 위격이십니다. 우리가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께 기도하는, 성부 하느님께서 계십니다. 나에게 구원과 의로움을 주시는 성자 하느님께서 계십니다. 우리 안에 머무시고 교회에 머무시는 성령 하느님께서 계십니다. 그리고 이 하느님께서 우리 마음에 말씀하십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모든 계시를 요약해주는, 성 요한의 표현 안에 담겨있는 하느님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1요한 4,8.16). 성부 하느님은 사랑이시고, 성자 하느님도 사랑이시고, 성령 하느님도 사랑이십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 사랑이신 한, 비록 유일하고 한 분이시지만, 고독하신 분이 아니라, 성부, 성자, 성령 간에 친교를 이루십니다. 왜냐하면 사랑이란 본질적으로 그 자체로 선물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 무한하고 독창적인 현실 안에서 성부께서 성자를 낳으시며 당신 자신을 내어주시고, 성자께서도 성부께 당신 자신을 내어주시며, 그분들 상호 간의 사랑이 바로 성령이시기 때문입니다. 성령께서는 그분들 간 일치의 유대이십니다. 삼위일체 신비는 이해하기 쉽지 않지만, 우리 모두 이 신비를 살아낼 수 있습니다. 열심히 살아갈 수 있습니다.
이 삼위일체 신비는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몸소 계시하셨던 신비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하느님의 모습을 자비로운 아버지로 알려주셨습니다. 당신 자신을 참 인간, 하느님의 아드님이시고 성부의 말씀이시며, 우리를 위해 당신 생명을 내어주시는 구세주로 소개하셨습니다. 또한 성부와 성자에게서 발하시는 성령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곧 진리의 성령, 파라클리토 성령은 – 지난 주일 우리는 이 “파라클리토”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 , 다시 말해 위로자요 변호자를 의미합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부활 이후 사도들에게 나타나셨을 때,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모든 민족들에게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모든 민족들”(마태 28,19 참조)에게 복음을 전하라고 파견하셨습니다.
오늘 삼위일체 대축일은 우리로 하여금 이 놀라운 사랑과 빛의 신비를 관상하게 합니다. 우리는 이 신비로부터 왔습니다. 삼위일체의 신비는 우리의 지상 여정이 향하는 목표이기도 합니다.
복음 선포의 메시지와 그리스도인의 선교사명의 온갖 형태에서, 예수님께서 우리 가운데에서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일치를 따르라고 부르시는 이러한 일치를 간과해선 안 됩니다. 결코 이 일치를 무시할 수 없습니다. 복음의 아름다움은 일치를 살고 우리 상호간의 조화를 증거하라고 요구합니다. 우리가 이토록 서로 다른데도 말입니다! 그리고 이 일치야말로 그리스도인에게 본질적이라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일치란 어떤 태도나 말하는 방식이 아니라, 그런 것이 아니라, 본질적인 것입니다. 왜냐하면 일치는 하느님의 자비, 사랑, 예수 그리스도의 의로움, 우리 마음속에 계시는 성령의 현존에서 생기기 때문입니다.
당신 삶 안에 예수님을 온전히 받아들이셨기에, 지극히 거룩하신 마리아께서는 당신의 단순함과 겸손 안에, 한 분이시며 세 위격이신 하느님의 아름다움을 묵상하십니다. 성모님께서 우리의 믿음을 지지해주시고, 하느님을 찬미하는 경배자들이요 형제들을 섬기는 이들이 되게 해 주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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