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사도 순방 기내 기자회견 “사하라 사막 건너다 목숨 잃은 이들 기억하자”
Benedetta Capelli / 번역 이재협 신부
프란치스코 교황이 제40차 해외 사도 순방의 첫 목적지인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의 수도 킨샤사에 도착했다. 이번 사도 순방에서 교황은 남수단도 함께 방문한다. 교황은 로마를 떠나 킨샤사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기 위해 고통스럽고 절망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이들을 기억하며 침묵 중에 기도했다. 교황의 전용기 아래로 펼쳐지는 사막과 태양의 색채는 피로와 갈증, 폭력 속에서 꽃피우지 못하고 시들어간 많은 생명을 기억하지 않을 수 없게 했다.
“지금 우리는 사하라 사막을 건너고 있습니다. 잠시 침묵 중에 생각해 봅시다. 그저 조금 더 나은 삶, 약간의 자유를 찾고자 했던 많은 이들이 사하라 사막을 건너고자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사막을 겨우 건너 지중해에 도착한 이들은 수용소에 갇혀 그곳에서 고통받고 있습니다. 이 모든 이를 위해 기억하며 기도합시다.”
“동행에 감사드립니다”
교황은 침묵 중에 기도하자고 기자들을 초대하기 앞서 동행취재단에게 인사했다. 이번 사도 순방을 위해 12개국에서 75명의 기자들이 교황을 동행한다. 이 가운데 2명은 아프리카 출신이다. 교황은 1년 이상 기다려온 이번 사도 순방에 동행한 기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감사를 전했다.
“아름다운 여행입니다. 저는 민주콩고 동쪽에 위치한 도시 고마를 방문하고 싶었으나 전쟁으로 인해 갈 수 없게 됐습니다. 그래서 수도 킨샤사와 주바를 방문하고 그곳에서 민주콩고의 모든 일정을 진행합니다. 동행한 모든 기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사도 순방 관련 보도와 사진, 순방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과 성찰을 사람들에게 빠르게 전하는 매우 훌륭한 작업에 감사합니다.”
교황은 평소 기내를 한 바퀴 돌며 직접 인사했지만 “오늘은 아픈 무릎으로 그럴 수 없다”며 유감을 표했다. 이어 “그렇다고 여러분 모두가 제 자리로 와서 인사하는 것은 조금 쑥스럽다”며 “이렇게 좀 떨어져서 인사를 나누자”고 인사하며 좌석에 앉았다. 사도 순방에 동행하는 기자들 가운데 스페인 주교회의 산하 라디오 방송 ‘코페’(COPE)의 에바 페르난데스 기자가 교황에게 두 가지 선물을 전달했다. 하나는 반군들의 거점인 민주콩고 동북부 키부 지역에서 입수한 콜탄이 있는 암석 조각이다. 기자는 콜탄 1킬로그램을 얻기 위한 작업 과정에서 두 명이 사망하는 현실을 교황에게 설명했다. 또 다른 선물은 고마에서 북쪽으로 12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한 니라공고산의 화산암 파편이다. 니라공고산의 화산은 현재도 활동이 활발한 활화산으로 많은 재해를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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