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로 오르신 그리스도께서 우리 인성을 하느님께 가져가시고 우리를 위해 빌어 주십니다”
번역 이창욱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 이탈리아를 비롯한 많은 나라에서 주님 승천 대축일을 지냅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축일이지만 몇 가지 의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의문은 ‘예수님께서 지상을 떠나신 것을 기념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입니다. 그분의 고별은 기뻐할 일이 아니라 슬픈 순간인 것 같습니다! 왜 그분의 떠나심을 기념해야 할까요? 이것이 첫 번째 물음입니다. 두 번째는 ‘예수님께서는 지금 하늘에서 무엇을 하고 계신가?’입니다. 첫 번째는 ‘왜 기념하는가?’이고, 두 번째는 ‘예수님께서는 천국에서 무엇을 하시는가?’입니다.
‘우리는 왜 이 축일을 기념하는가?’ 승천과 함께 새롭고 아름다운 일이 펼쳐졌기 때문입니다. 곧, 예수님께서 우리의 인성과 육신을 하늘로 가져가셨습니다. 이런 일은 처음입니다! 다시 말해, 주님께서 이 땅에서 취하셨던 우리의 인성을 하느님께 가져가신 것입니다. 그분께서 지상에서 취하신 인성은 여기에 남아 있지 않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영이 아닙니다. 아니고 말고요. 그분께서는 인간의 몸, 살, 뼈, 모든 것을 가지고 계셨고 바로 거기, 하느님 안에서 영원히 계실 것입니다. 우리는 주님의 승천 이래로 하느님께서 스스로 “변화”하셨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 시점부터 주님께서는 더 이상 단순한 영이 아니라 그분께서 우리를 사랑하시는 만큼 우리와 똑같은 육신, 우리의 인성을 당신 안에 지니고 계십니다! 이에 따라 우리가 가야 할 곳이 알려집니다. 거기가 우리의 운명입니다. 고대의 어느 교부는 믿음 안에서 이렇게 썼습니다. “이 얼마나 놀라운 소식입니까! 우리를 위하여 사람이 되신 분께서 (...) 우리를 당신의 형제로 삼으시고 당신을 따르는 모든 이를 데리고 가시려고 아버지 앞에서 당신을 사람으로 드러내십니다”(니사의 그레고리오, 「그리스도의 부활에 관한 설교」, 1). 오늘 우리는 “하늘의 정복”을 기념합니다. 곧, 예수님께서는 아버지께로 돌아가시되 우리의 인성과 함께 아버지께로 가십니다. 그래서 천국은 이미 우리의 것이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 그 문을 여셨고 그분의 육신이 거기에 있습니다.
두 번째 물음은 ‘예수님께서는 하늘에서 무엇을 하고 계신가?’입니다. 그분께서는 우리를 위해 아버지 앞에 서시고, 우리의 인성을, 우리의 상처를 아버지께 끊임없이 보여 주십니다. 저는 예수님께서 아버지 앞에서 이렇게 기도하시며 당신의 상처를 보여 주신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제가 인류를 위해 겪은 고통입니다. 무엇인가를 해 주십시오!” 예수님께서 구원의 대가를 보여 주시자 아버지께서 감동하십니다. 저는 예수님께서 이 같이 기도하신다고 생각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그분께서는 우리를 혼자 내버려두지 않으셨습니다. 실로 예수님께서는 승천하시기 전에, 오늘 복음 말씀처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20) 하고 말씀하십니다. 주님께서는 항상 우리와 함께 계시고 우리를 지켜보고 계십니다. “그분께서는 늘 살아 계시어 그들을 위하여 빌어 주십니다”(히브 7,25). 우리를 위해 빌어 주신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를 위해, 아버지께 상처를 보여 드리시려고 그렇게 하십니다. 한마디로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대신해 중재하실 수 있는 가장 좋은 ‘위치’, 곧 아버지와 우리 앞에 계십니다.
중재 기도는 가장 기본입니다. 이 믿음은 우리도 희망을 잃지 않고 낙담하지 않도록 도와줍니다. 하느님 아버지 앞에는 우리의 상처를 보여 주시고 우리를 위해 빌어 주시는 분이 계십니다. 하늘의 모후께서 기도의 권능이라는 중재로 우리를 도와주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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