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오직 사랑만이 삶을 충만하게 채워줍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8월 4일 연중 제18주일 삼종기도 훈화를 통해 “모두가 가진 것을 나누면,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적은 것으로도 모두를 배불리 먹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는 부모가 평생을 고생하며 자녀를 키우는 가정에서도 일어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자녀들이 유산 상속을 놓고 싸우는 대신 감사하고 형제들끼리 연대하길 바라면서, 가장 귀중한 유산은 돈이 아니라 “모든 것을 내어주는 사랑”이라고 강조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빵과 물고기를 많게 하신 기적을 행하신 후 당신을 찾아온 군중에게 그 기적을 되새기고 의미를 깨닫도록 초대하시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요한 6,24-35 참조).

군중은 나누어진 음식을 먹으며, 적은 것으로도 모두가 배불리 먹게 된다는 것을 보았습니다. 한 소년이 용기를 내어 가진 것을 다른 사람들과 아낌없이 나눔으로써 가능하게 된 일이었습니다(요한 6,1-13 참조). 표징의 의미는 분명합니다. 곧, 모두가 가진 것을 나누면,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적은 것으로도 모두를 배불리 먹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잊지 맙시다. 누구든 자신의 것을 나누면,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적은 것으로도 모두를 배불리 먹일 수 있습니다. 이를 잊지 마세요.

하지만 군중은 깨닫지 못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을 일종의 마술사로 착각하고, 그 기적을 다시 마술처럼 반복해 주기를 바라며 예수님을 찾아갔습니다(26절 참조).

그들은 자신의 여정에서 일어난 일을 체험한 당사자였지만, 그 의미를 파악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들은 오직 빵과 물고기, 금방 사라지는 물질적인 음식에만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그들은 그 기적이, 하느님 아버지께서 그들의 배고픔을 채워주시면서 훨씬 더 중요한 것을 그들에게 드러내신 도구에 불과하다는 점을 깨닫지 못했습니다. 하느님 아버지께서 무엇을 드러내셨을까요? 영원히 지속되는 생명의 길과 그 무엇으로도 비할 수 없이 만족을 주는 빵의 참맛이었습니다. 요컨대 참된 빵은 사람이 되신 예수님, 당신이 사랑하시는 아드님 예수님이셨습니다(35절 참조). 예수님은 우리의 가난을 나누고, 그 가난을 통해 하느님과 형제자매들과의 충만한 친교의 기쁨으로 우리를 인도하러 오셨습니다(요한 3,16 참조).

물질적인 것들은 삶을 충만하게 채워주지 못합니다. 그것들은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되고 중요하지만, 우리 삶을 충만하게 채워주지는 못합니다. 오직 사랑만이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요한 6,35 참조). 이를 위해 우리가 가야 할 길은 자기 자신을 위해서는 아무것도 취하지 않고 모든 것을 나누는 사랑의 길입니다. 사랑은 모든 것을 나눕니다.

우리 가정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나요? 우리는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을 봅니다. 자녀를 잘 키우고 미래를 위해 그들에게 무언가를 남겨주려고 평생을 고생하는 부모님들을 생각해 봅시다. 자녀들이 이 메시지를 이해하고, 감사하며, 형제자매들끼리 서로 돕는다면 얼마나 아름다울까요! 반면, 유산 상속 문제를 놓고 싸우는 경우를 보면 얼마나 딱한지 모릅니다. 저는 이런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딱한 일이죠. 돈 때문에 싸우고, 심지어 몇 년 동안 서로 연락도 하지 않고 지낸다면 얼마나 딱한 일이겠습니까! 부모님의 가장 귀중한 유산, 부모님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돈이 아닙니다. 사랑입니다. 자녀들에게 모든 것을 내어주는 사랑입니다. 이 사랑은 하느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시는 것처럼 우리에게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 줍니다.

우리 스스로에게 물어봅시다. 나는 물질적인 것들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 나는 물질의 노예인가, 아니면 그것들을 사랑을 주고받는 도구로 자유롭게 쓰고 있는가? 나는 받은 선물에 대해 하느님과 형제자매들에게 “감사합니다”, “고마워요”라고 말할 수 있는가? 그리고 그것들을 다른 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가?

예수님께 당신의 모든 삶을 바치신 성모님, 저희가 모든 것을 사랑의 도구로 삼을 수 있도록 가르쳐 주소서.

번역 이창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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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8월 2024, 23:53

삼종기도(三鐘祈禱, 라틴어 Angelus 안젤루스)는 예수님 강생(降生) 신비를 기억하면서 하루에 세 번 바치는 기도다. (이 기도를 바치라는 표시로) 아침 6시, 낮 12시, 저녁 6에 종을 세 번씩 치면서 기도한다. 안젤루스(Angelus)라는 명칭은 라틴어로 시작하는 삼종기도 “Angelus Domini nuntiavit Mariae(주님의 천사가 마리아께 아뢰니)”의 첫 단어인 안젤루스(Angelus)에서 유래됐다. 삼종기도는 예수 그리스도의 강생에 초점을 둔 세 개의 간단한 계응시구와 세 번의 성모송으로 구성된다. 또한 이 기도는 주일과 대축일 정오에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순례객들과 교황이 함께 바친다. 삼종기도를 바치기 전에 교황은 그날 독서에서 영감을 얻은 짤막한 연설을 한다. 기도를 바친 다음에 교황은 순례객들에게 인사한다. 주님 부활 대축일부터 성령 강림 대축일까지는 안젤루스 대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는 기도인 레지나 첼리(라틴어 Regina Coeli ‘하늘의 모후님’), 곧 부활 삼종기도를 바친다. 삼종기도는 세 번의 영광송을 바치면서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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