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권력은 지배하는 게 아니라 약자를 돌보는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9월 22일 연중 제25주일 삼종기도 훈화를 통해 ‘꼴찌들’에게서 예수님의 얼굴을 알아보라고 초대했다. 아울러 가장 큰 사람이 되는 비결은 모든 이를 섬기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 복음(마르 9,30-37)은 예수님께서 당신 삶의 절정에서 일어날 일을 예고하시는 장면을 전해줍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사람의 아들은 사람들의 손에 넘겨져 그들 손에 죽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죽임을 당하였다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날 것이다”(31절). 그러나 제자들은 스승을 따르면서도 마음은 딴 곳에 가 있었고, 입으로는 다른 말을 하고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길에서 무슨 일로 논쟁했는지 물으시자, 그들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 침묵에 주목해 봅시다. 제자들은 누가 가장 큰 사람이냐 하는 문제로 서로 논쟁했기 때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습니다(34절 참조). 그들은 부끄러움에 입을 다물었습니다. 주님의 말씀과 얼마나 대조적인 상황인가요! 예수님께서는 당신 삶의 의미를 제자에게 털어놓고 계셨는데, 그들은 권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께서 질문을 하시기 전에는 교만으로 인해 마음이 닫혀 있었고, 질문을 받은 후에는 부끄러움 때문에 입을 다물게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길에서 논쟁했던 문제에 이처럼 명확하게 말씀하십니다. “누구든지 첫째가 되려면, 모든 이의 꼴찌가 되고 모든 이의 종이 되어야 한다”(35절). 위대해지고 싶다면, 자신을 낮추고 모든 이를 섬기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간결하면서도 결정적인 말씀으로 우리 삶의 방식을 새롭게 하십니다. 그분께서는 진정한 권력은 강자의 지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약자를 돌보는 데 있다고 가르치십니다. 진정한 권력은 약자를 돌보는 것입니다. 이것이 여러분을 위대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한 어린아이를 불러 가운데에 세우신 다음, 그를 껴안으시며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누구든지 이런 어린이 하나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37절). 어린아이는 아무 힘도 없습니다. 어린아이는 도움을 필요로 합니다. 우리가 사람을 돌볼 때, 사람은 언제나 돌봄과 관심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우리 모두는 받아들여졌기에 살아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권력은 이 사실을 잊게 합니다. 여러분은 받아들여졌기에 살아 있는 것입니다! 이를 잊으면 우리는 종이 아니라 지배자가 됩니다. 그로 인해 가장 먼저 고통받는 이들은 꼴찌들, 곧 가장 작은 이들, 약한 이들, 가난한 이들입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권력다툼으로 고통받고 죽어가는지 모릅니다! 이들의 삶은 세상이 배척하고 외면한 삶입니다. 예수님을 배척하고 외면한 것처럼, 버림받아 고통받고 죽어가는 사람들입니다. (...) 예수님께서 사람들의 손에 넘겨졌을 때, 그분은 따뜻한 포옹이 아닌 십자가를 받아들이셨습니다. 그러나 복음은 지금도 살아 있는 말씀이며 희망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곧, 버림받았던 그분이 부활하셨고, 그분이 바로 주님이십니다!

오늘 이 아름다운 주일에, 우리 자신에게 물어봅시다. 나는 꼴찌들에게서 예수님의 얼굴을 알아볼 수 있는가? 나는 이웃을 돌보며 진심으로 섬기고 있는가? 나를 보살펴주는 사람들에게 감사하고 있는가?

우리도 성모님처럼 헛된 영광에서 벗어나 기꺼이 섬길 수 있도록 다 함께 성모님께 기도합시다.

번역 이창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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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9월 2024, 21:52

삼종기도(三鐘祈禱, 라틴어 Angelus 안젤루스)는 예수님 강생(降生) 신비를 기억하면서 하루에 세 번 바치는 기도다. (이 기도를 바치라는 표시로) 아침 6시, 낮 12시, 저녁 6에 종을 세 번씩 치면서 기도한다. 안젤루스(Angelus)라는 명칭은 라틴어로 시작하는 삼종기도 “Angelus Domini nuntiavit Mariae(주님의 천사가 마리아께 아뢰니)”의 첫 단어인 안젤루스(Angelus)에서 유래됐다. 삼종기도는 예수 그리스도의 강생에 초점을 둔 세 개의 간단한 계응시구와 세 번의 성모송으로 구성된다. 또한 이 기도는 주일과 대축일 정오에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순례객들과 교황이 함께 바친다. 삼종기도를 바치기 전에 교황은 그날 독서에서 영감을 얻은 짤막한 연설을 한다. 기도를 바친 다음에 교황은 순례객들에게 인사한다. 주님 부활 대축일부터 성령 강림 대축일까지는 안젤루스 대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는 기도인 레지나 첼리(라틴어 Regina Coeli ‘하늘의 모후님’), 곧 부활 삼종기도를 바친다. 삼종기도는 세 번의 영광송을 바치면서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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